마이데이터 무한경쟁 시대…대주주만 보는 심사 형평성 논란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을 두고 금융권과 빅테크의 무한경쟁이 시작된다. 하지만 5대 은행 가운데 하나은행과 주요 카드사 중 삼성카드는 당분간 경쟁에 참여하지 못한다. 대주주 이슈 때문인데 기관경고를 받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시작할 수 있어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2일 정례회의를 열고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결과를 의결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기존에 마이데이터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허가를 주기로 하고 1차로 35개사, 2차로 3개사의 신청을 받았다.


기존 금융권에선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대형 은행과 신한카드, 국민카드, 현대카드 등 대형 카드사 등이 예비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네이버파이낸셜, NHN페이코,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와 토스를 운영하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 뱅크샐러드를 운영중인 레이니스트 등 대형 핀테크들이 가세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예비허가를 받은 사업자를 대상으로 본허가 신청을 받아 내년 1월에 본허가를 내준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마이데이터 무한 경쟁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리면 여러 금융회사에 있는 금융거래 정보는 물론 국세와 지방세 납부정보, 4대 보험료 납부정보, 통신료 납부정보를 한 곳에서 모아서 관리할 수 있다.

사생활 침해 우려 때문에 '레이스 원피스' 대신 '여성의복'으로 바꿔 제공되지만 쇼핑정보도 하나의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저렴한 금리의 대출, 투자상품 등 맞춤형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각종 신용정보가 한 곳에서 관리되기 때문에 선점효과가 중요하다. 당초 금융당국이 1차와 2차로 나눠서 마이데이터 허가를 내주려다가 일괄 허가로 선회한 것도 선점효과를 노린 사업자들의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은행과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 등 하나금융 계열사와 삼성카드는 경쟁에 참여할 수 없다. 내년 2월이후엔 기존에 제공했던 서비스도 제공할 수 없다. 대주주 이슈 때문이다. 반면 기관경고를 받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신용정보법에 따르면 대주주에 대한 형사소송과 제재절차가 진행중이면 마이데이터 허가 심사가 중단된다. 하지만 해당 기업에 대한 소송과 제재 여부는 확인하지 않는다. 이에 일부에서는 형평성 논란이 제기한다. 신용정보가 중요하다고 하면 대주주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의 적격성도 심사해야 한다는 논리다.

금융당국 역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주주 문제가 있을 때는 허가 심사를 보류하고 해당 기업이 문제가 있더라도 심사를 계속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