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과 런천미트의 차이…7개 제품 직접 먹어봤습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대상 청정원 '런천미트', CJ제일제당 백설 '런천미트', 롯데푸드 '런천미트', 아워홈 '후레쉬햄', 롯데푸드 '로스팜', CJ제일제당 '스팸', 동원F&B '리챔' /사진=이영민 기자

캔햄(통조림햄) 시장에서 최근 때아닌 '스팸vs런천미트' 논쟁이 일었다. 한 식당에서 '스팸덮밥'이란 메뉴에 스팸이 아닌 런천미트를 사용하면서 소비자와 사장 사이에서 벌인 설전이 온라인에서 퍼져 논란이 됐다.

'그래봤자 똑같은 햄 아니냐'는 반응도 있겠지만, 캔햄에 진심인 일부 소비자에게 '이 햄이 스팸이냐, 런천미트냐'는 꽤 중요한 문제다. 스팸과 런천미트는 돼지고기 함량도 다르고 가격도 1.5~2배로 차이가 있다. 스팸 등 고가형 캔햄은 돼지고기 함량이 90% 이상인 반면 런천미트로 통용되는 저가형 캔햄은 돼지고기 함량이 50% 이하로 낮은 편이고 닭고기, 전분, 밀가루 비율이 높다.
스팸이 최강자?…고가형·저가형 캔햄 7종 비교

/사진=이영민 기자

업계에 따르면 국내 캔햄 시장 점유율은 2019년 기준 △CJ제일제당 스팸 (56.7%) △동원F&B 리챔16.2% △롯데푸드 '로스팜' 6% △대상 청정원 '런천미트' 2.5% 등이다. 시장 점유율 상위 브랜드 4개와 더불어 집에 보유하고 있던 △아워홈 '후레쉬햄', 동네 마트에서 구매한 △CJ제일제당 백설 '런천미트' △롯데푸드 '런천미트'를 비교 제품에 추가했다.


스팸, 리챔, 로스팜, 후레쉬햄은 고가형 캔햄으로 돼지고기 함량이 90%를 넘는다. 각각의 돼지고기함량·나트륨함량·칼로리(100g당)는 △스팸 클래식 92.44%·1080mg·340kcal △리챔 오리지널 91.10%·670mg·263kcal △로스팜 92.16%·800mg·255kcal △후레쉬햄 93.791%·790mg·280kcal 다.

런천미트는 저가형 캔햄으로 돼지고기 함량이 50% 전후이다. 각각의 돼지고기함량·나트륨함량·칼로리(100g당)는 △CJ제일제당 백설 런천미트 45.63%·870mg·210kcal △롯데 런천미트 40.03%·850mg·215kcal △대상 청정원 런천미트 66.32%·730mg·295kcal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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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굽는 방법으로 맛을 비교해봤다. 스팸은 씹었을 때 기름이 터져나올 정도로 가장 기름기가 많았다. 7가지 제품 중 압도적으로 짜서 밥과 잘 어울렸지만 그냥 먹기에는 혀가 얼얼해질 정도다. 리챔은 나트륨 함량이 가장 적은 만큼 맛도 가장 덜 짜다. 짠맛이 덜하고 단맛이 느껴져 아이들이 좋아할 맛이다. 로스팜은 리챔보단 짜고, 스팸보단 짜지 않다. 리챔과 로스팜은 햄 특유의 기름진 식감이 부족한 점이 아쉬웠다. 후레쉬햄은 4가지 제품 중 식감이 가장 부드러워 입에서 녹는다. 스팸 다음 수준으로 짜고 기름지다. 식감은 스팸과 가장 다르지만 맛은 가장 비슷한 편이다. 개인적으로 맛 자체는 스팸보다 더 취향에 맞았다.

런천미트 제품들은 구워먹을 때 예상보다 맛이 좋았다. 백설 런천미트는 기름기가 적어 식감이 뻑뻑했지만 케첩과 잘 어울리는 맛이 났다. 롯데 런천미트는 고기향이 강한 편이고 밥과 잘 어울리는 맛이다. 청정원 런천미트는 짜지 않고 맛있다. 런천미트 중에는 돼지고기 함량이 높은 편이어서 가장 맛있고 개인 취향에 잘 맞았다.

한 찌개 냄비에 넣기 전 구별을 위해 모양을 다르게 했다. 크기와 형태 차이로 인한 맛의 차이가 발생했을 수 있다. /사진=이영민 기자

부대찌개에 넣어서 맛을 비교했다. 매콤한 국물에 넣고 끓인 런천미트 3종은 맛과 식감이 크게 달라졌다. 안 그래도 부족했던 기름이 다 빠져서 고기맛은 사라지고 식감도 어묵처럼 쫄깃함이 없었다. 그나마 청정원 런천미트만이 미약하게나마 햄맛을 유지하고 있었다.

고가형 햄 4종 중에는 후레쉬햄이 찌개 국물과 잘 어울렸다. 스팸은 식감은 좋았으나 신김치를 듬뿍 넣고 끓인 찌개 국물을 넘어서는 짠맛을 내서 놀라운 수준이었다. 리챔은 나트륨 함량이 가장 낮은 탓인지 찌개에 들어가니 맛이 개성을 잃고 뻑뻑한 두부처럼 변했다. 로스팜은 본연의 풍미와 식감을 유지해 찌개와 잘 어울렸다. 후레쉬햄도 구워먹을 때와 비슷한 식감과 맛을 유지하면서 찌개와 조화롭게 어우러져 만족스러웠다.

7종을 먹어보고 내린 개인적인 결론은 △어떻게 먹어도 짜지만 맛있는 스팸 △리챔은 찌개보단 구이용 △로스팜은 구이보다 찌개용 △구이·찌개 다 맛있는 숨은강자 후레쉬햄 △런천미트는 찌개보단 구이용 등이다. 평소 햄을 즐겨먹지 않는 햄 초보의 취향이 반영된 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