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돛올린 덴마크 '축구장 16개 크기' 풍력 에너지섬 띄운다

2033년 완공 예정인 덴마크 인공 에너지 섬 모형. 덴마크 에너지부 홈페이지 캡처.

덴마크가 세계 최초 풍력 발전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인공 에너지섬을 바다 한가운데 띄울 예정이다.

4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덴마크 의회는 2033년까지 육지에서 80㎞ 떨어진 바다 위에 1만1150㎥에 달하는 에너지 섬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축구 경기장 16개에 달하는 크기의 에너지섬에는 풍력발전 200대를 세워 3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바람이 많이 부는 바다 한가운데 띄워진 섬에서 대규모로 풍력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투입되는 예산은 약 340억달러(약 38조 1340억원)로, 덴마크 역사상 가장 큰 건축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에너지 섬은 덴마크뿐만 아니라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이웃 국가의 수요도 충족할 수 있으며 해상 운송, 항공 등 산업에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야곱 요스테가드 덴마크 공과대 교수는 "덴마크 풍력발전 산업이 큰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라면서 "처음에는 육지에, 그 후에는 해안가에, 이제는 에너지 섬으로 옮겨가고 있다. 덴마크가 이 분야에서의 선구적 입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1990년 덴마크는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발표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70%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북해에서의 석유 및 가스 탐사·추출 및 생산을 2050년까지 중단하겠다고도 선언했다. 또 앞서 덴마크는 발트해의 보른홀름 섬을 에너지 섬으로 지정,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허브로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에너지 섬의 위치 등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한 현지 매체는 덴마크 관련 부처가 지난해 유틀란트반도의 서쪽에 있는 깊이 26∼27m 지점에 조성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에너지섬이 성공적으로 완공돼 전기를 생산한다면 덴마크의 전기요금이 감소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덴마크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25.18펜스(365원)으로 한국(116원)의 약 세 배에 달했다. 유럽연합(EU) 내에서도 독일 다음으로 가장 비싼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