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회사 다녀봐서 아는데"…클럽하우스 '사짜' 주의보[킥킥IT!]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인싸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통하는 클럽하우스가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얻는 가운데, 일부 사용자의 이용 행태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정 회사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공유하며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클럽하우스는 100% 오디오 기반으로 '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용자는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대화를 녹음하거나 타인에게 공유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하는 소통의 장으로 인기를 끌었다.


유명세 높은 '네카라쿠배'급 스피커들 주목
지난해 3월 출시돼 베타서비스로 운영되는 클럽하우스는 연초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사용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17일 취업포털 인크루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가운데 클럽하우스 이용 경험이 있다고 밝힌 비율이 45%에 달한다.

클럽하우스는 모더레이터(진행자)와 하나의 주제를 두고 '룸'(Room)을 개설해 대화를 나누는 형태다. 관객들이 참여한 가운데 '손들기'를 통해 스피커로 지정된 사람들만 발언을 할 수 있다. 모더레이터와 스피커의 유명세가 강하면 강할수록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룸이 된다.

이 때문에 IT 업계의 경우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급이 아니면 섣불리 대화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돈다. IT 회사에 근무하는 이모씨(35)는 "토스, 쿠팡 등 소위 잘나가는 스타트업 사람들이 모인 방이 만들어졌지만 쉽게 참여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최근 책임자급이 아닌 직원들이 회사의 이름을 걸고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늘면서 새로운 보안 문제로도 지적된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회사 관련 방이 있어서 들어갔는데 일개 직원이 본인이 아는 것을 마치 회사 입장인 양 말하고 있더라"며 "정보 안전성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고 말했다.

퇴사자나 일부 이용자들이 경력을 부풀려 활동하는 경우도 문제다. 회사 이름을 걸고 부정적인 정보를 서슴없이 언급해 이미지 타격이 우려되는 것이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스피커 중에 사짜(사기꾼)가 뻔뻔하게 활동하고 있다", "하청업체 출신인데 전 직장 이력에 본사로 써놓고 팔로워를 모으고 있더라", "실무와 전혀 동떨어진 얘기로 으스대는 경우가 있다" 등 지적이 잇따랐다.

사짜들 활동에 '클하' 가이드라인 필요 목소리도
업계에서는 회사 측이 클럽하우스 이용과 관련 가이드라인을 따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적지 않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기존 SNS의 경우 업무상 기밀을 누출하거나 기업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개인 게시물은 사규 등으로 제재해왔다.

전문가들은 클럽하우스도 SNS 영역에 포함되는 만큼 이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클럽하우스도 기존 SNS처럼 사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어떠한 서비스도 회사의 기밀 등을 외부에 말하면 안되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 변호사는 "녹음 기능이 없다고 하지만 누군가는 기술적으로 녹음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며 "이용자들이 스스로 발언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