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생환' 나이지리아 여중생들, 가족 만나려다 또 '유혈극'

머니투데이

김현지B 기자

지난달 26일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됐던 나이지리아 장게베의 국립여자중학교 학생들이 2일(현지시간) 석방돼 잠파라 주 주도 구사우에서 벨로 마타왈레 주지사와의 회담을 마친 후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AP/뉴시스

나이지리아 여학생들 수백명이 무장괴한들에 납치됐다가 무사 귀환했지만, 가족과 재회하려는 찰나 또 다시 총격전에 휘말렸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북서부 잠파라주 장게베 국립여자중학교에서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된 여중생들 279명이 2일 모두 무사 귀환했다.

그러나 3일 열린 학생과 부모들의 재회 행사에서, 정부 관계자들의 연설이 길어졌고, 이에 불만을 품은 부모들 일부가 행사장에 난입해 거세게 항의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는 여학생들을 하룻밤 더 학교에 머물게 하겠다고 발표했고, 납치됐던 딸들을 한시라도 더 빨리 보고 싶어 한 부모들은 격분했다.

취재진이 입수한 동영상에는 부모들이 행사장 안으로 고함을 지르며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고, 부모를 따라온 일부 젊은이들은 행사장에 돌을 던지기도 했다.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군인들은 총격을 가했고, 이 과정에서 무사 귀환했던 학생을 포함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딸을 되찾은 부모 중 한 사람인 사피아누 장게브라는 CNN에 "우리는 기다림에 지쳤다. 몇몇 젊은이들이 병사들에게 돌을 던졌고 군인들은 총을 쏘아댔다"며 "아이들이 죽었다. 왜 정부는 인간의 감정 없이 우리를 대하는가"라며 분노했다.

반면 아부투 야로 잠파라주 경찰국장은 이 같은 사건에 대해 보고받지 않았다며, 총격 사실을 부인했다.

한편 총격 사건 직후 장게베에는 새벽부터 황혼까지 통행금지령이 선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