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얼룩진 미얀마 '국군의 날', 시민 50명 숨졌다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네피도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총사령관이 26일(현지시간) 네피도에서 열린 국군의 날 행사서 군을 사열하고 있다. (C) AFP=뉴스1

반군부 시위가 두 달째 계속되고 있는 미얀마에서 27일(현지시간) 하루 새 최소 50명이 군경의 유혈진압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도 양곤, 만달레이 등 크고 작은 도시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석방을 요구하는 반군부 시위가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미얀마 국군의 날이었다.

군부가 축출한 문민정부 의원들로 구성된 미얀마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는 "오늘은 군인들에게 수치스러운 날"이라며 "군 장성들은 무고한 시민 300명 이상을 죽여놓고 국군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얀마 현지 매체 나우에 따르면 이날 새벽 양곤 외곽 달라 지역에서 보안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최소 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인접한 인세인 지구에서도 지역 축구팀 선수를 포함 3명이 총격을 받아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얀마 제2의 도시인 만달레이 안팎에서 목숨을 잃은 13명을 포함해 이날 미얀마 전역에서 최소 50명이 사망했다고 미얀마 나우는 전했다.

지난 2월1일 군부 쿠데타를 주도하고 실권을 잡은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군인의 날을 맞아 수도 네피도에서 군사 퍼레이드를 주재한 뒤 국영방송을 통해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국민과 손잡겠다"며 "(원하는 것을) 요구하기 위해 안정과 안보에 영향을 끼치는 폭력 행위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로 촉발된 반군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군부의 유혈진압으로 인해 숨진 사람은 38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