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연 트럼프, 페이스북은 당분간 계속 못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AFP

페이스북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계정 중단 조치를 지속하기로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메시지 창구로 활용할 블로그를 열고 운영을 시작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 감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근거 없는 말을 해 심각한 폭력이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며 계정 중단 조치를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감독위는 당초 페이스북이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에 내린 무기한 정지 조치는 적절하지 않다며, 회사 측에 6개월 이내에 이 결정을 재검토하라고 요청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1월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미국 의회에 난입한 사태가 발생하자 그의 계정을 정지시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대선이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의회 난동 사태를 선동했다는 판단에서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등 주요 SNS 플랫폼도 같은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퇴출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측은 SNS 플랫폼의 책임성을 강조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 중단 조치를 지속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계정 중지 지속 결정과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견해는 주요 SNS 플랫폼에 모든 미국인의 건강 및 안전과 관련해 신뢰할 수 없는 내용, 허위정보 및 잘못된 정보를 중단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라며 "코로나19(COVID-19)와 백신 접종, 선거에 관련해 특히 그렇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개설한 블로그./사진=도널드 트럼프의 책상에서 홈페이지 캡처

주요 SNS에서 퇴출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도널드 트럼프의 책상에서'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개설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분간 이 블로그를 통해 메시지를 공개할 계획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블로그에 올린 글은 방문자들이 페이스북 혹은 트위터에 공유할 수 있다. 댓글은 달 수 없어 블로그 내에서의 직접적인 소통은 불가능하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새 블로그가 페이스북 등 기존 SNS보다 영향력은 떨어지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한적으로나마 자기 생각을 지지자들에게 직접 전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블로그를 통해 페이스북 감독위 결정에 반발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이 한 일은 불명예스럽고 우리나라에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미국 대통령의 언론의 자유가 급진좌파 미치광이들의 진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진실은 어떻게든 그 어느 때보다 크고 강하게 드러날 것"이라며 "부패한 소셜미디어 회사들은 정치적 대가를 치러야 한다. 다시는 이들이 우리의 선거 절차를 훼손하고 파괴하는 행위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