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친 문제로 싸우다 '돌변'…"너 죽일거다" 여친 감금·폭행

/사진=김현정디자이너

전 남자친구 문제로 자신의 승용차에 여자친구를 가두고 폭행한 30대 남성이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고충정 부장판사)는 폭행, 중감금치상, 전자기록손괴, 정보통신망법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A씨(34)에게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5월20일 새벽 4시30분 쯤 A씨는 1년 간 교제하던 자신의 여자친구 B씨(30)를 차에 태우고 운전하던 중 전 남자친구 문제로 크게 다퉜다. 화가 난 A씨는 서울 중랑구의 한 매장 인근에 정차한 뒤 피해자를 수회 폭행했다. A씨는 "넌 오늘 이걸로 안 끝난다"며 "네 가족도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B씨가 차에서 내리려고 하자 A씨는 창문과 조수석 문을 잠그고 계속해서 폭행하며 "절대 집으로 못 들어간다", "울면서 살려달라고 해도 죽일거다"라는 말을 했다.

2시간 후 차가 잠시 정차한 틈에 B씨가 차에서 내려 도망가자 A씨는 B씨를 끌고 와 억지로 차 뒷자석에 밀어 태웠다. 계속해서 B씨가 "살려달라"고 소리치자 A씨는 잡아끌어내려 차에 감금시켰다.


오전 7시 쯤 B씨가 창문으로 뛰어내렸고 행인이 이를 지켜보자 A씨는 포기하고 차로 돌아갔다. B씨는 이로 인해 우측 어깨관절 등에 상해를 입었다. 또 A씨는 이날부터 27일까지 B씨의 핸드폰을 마음대로 열어 사진파일, 동영상파일 등을 삭제하고 B씨의 이메일, SNS 대화 내용 등을 무단으로 훔쳐봤다.

재판부는 "A씨는 교제중인 B씨를 차 안에 감금한 뒤 폭행·협박 등 가혹행위를 해 상해를 입고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파일 삭제, 무단으로 이메일 등을 열람했다"며 "범행 경위와 내용에 비춰 그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했다.

이어 "B씨가 상당한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다"며 "사기 범행과 관련해 피해액도 적지 않다"고 했다. 다만 "피해자들에게 상당 금액을 지급하고 합의한 점, B씨의 상해 정도가 비교적 경미한 점이 유리한 정상으로 판단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A씨는 2019년 8월19일 베트남에서 중장비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C씨에게 "중고크레인 대금을 지급하면 크레인을 구입해 보내주겠다"고 속여 약 3200만원 정도를 편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