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경찰 사칭? 라떼는 말이야…" 뜬금포에 "그건 범죄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 논문 표절 및 사업계획서 도용 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7.13/뉴스1

"나이가 든 기자 출신들은 사실 굉장히 흔한 일이었다. 제 나이 또래에서는 한두 번 안 해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심지어는 전화를 받는 사람들이 (발신자) 전화번호가 뜨니까 경찰이 한 것처럼 믿게 하려고 경찰서 경비전화를 사용한 경우도 많았다."

한겨레신문 출신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12일 YTN라디오를 통해 기자의 '경찰 사칭' 행위에 대해 언급한 대목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부인 김건희씨 관련 취재를 하며 경찰을 사칭한 MBC 기자 2명 등을 경찰에 고발한 것을 두고 "너무 심하다고 생각한다"고 변호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었다.


즉, 요즘 유행하는 말로 MBC 기자들의 행위를 나름대로 '쉴드' 치기 위해 "라떼는 말이야"를 소환한 것이다. 김 의원이 '언론개혁'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누가 누굴 개혁한다는 것인가"라는 비판부터 나온다. 전현직 언론인 출신 인사들은 "도대체 어떻게 경찰 사칭이 흔한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위원장 "언론이 잠재적 범죄집단이냐"윤창현 언론노조위원장은 13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20여년 기자생활 해온 사람 입장에서 마치 언론계의 관행이었던 것처럼 말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했다"며 "대다수 언론인들은 그런 방식으로 지금 취재하지 않는다"고 김 의원을 비판했다.

이어 "언론개혁을 말하는 언론인 출신 의원이 이런 방식으로 언론 전체를 잠재적 범죄집단처럼 묘사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했다"며 "이는 언론개혁이라는 메시지 자체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진석 "어안이 벙벙…'내가 정의'라 외치는 괴물"한국일보 기자 출신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내가 김 의원보다 4~5년쯤 기자생활을 일찍 시작했다. 1985년 봄 한국일보에 입사해서 15년 꽉 채워 현장기자로 일했다"며 "기자의 경찰 사칭이 자기 또래에는 흔한 일이었다는 김 의원의 이야기에 어안이 벙벙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김 의원보다 먼저 신문사에서 일했던 나는 '경찰사칭 취재가 불법행위'라는 사실을 선배들로부터 교육받았다"며 "김 의원이 일했던 신문사의 취재윤리가 '경찰사칭 취재'를 당연히 여기는 수준이었나"라고 힘을 줬다.


정 의원은 김 의원이 "MBC기자가 수사권이 없으니까 경찰을 사칭한 것으로 보인다"라 말한 데 대해선 "무슨 궤변인가. 사면권이 없어서 대통령 이름을 팔아서 '사면 장사'를 하는 것은 봐줘야 한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내가 법이고 내가 정의다'라고 외치는 괴물들이 여전히 우리 주위를 배회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전여옥 "한겨레는 그렇게 기자하나…흑석선생 다워"KBS 기자 출신인 전여옥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블로그에 "한겨레 기자만 그랬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겨레는 그렇게 기자하나"라며 "기자들이 저렇게 함부로 '경찰 사칭'하지 않는다. 예전 기자들 '기자부심'있었다"고 글을 썼다.

전 전 의원은 "기자끼리 술마시고 싸우다 살인을 하지 않나. 마약하다 걸리지 않나. 다 한겨레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것 우린 잊지 않고 있다. 한겨레도 김의겸도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신문이 그동안 이같은 범죄로 구설에 올라온 점까지 문제삼은 것이다.

그는 김 의원을 향해 "청와대 대변인 때 '집 팔라'고 브리핑하고 나서 잽싸게 '대출'과 '물건' 알아보러 다닌 투잡 '흑석선생'답다"며 "'검사사칭'을 한 전과 4범이 대선후보에 나오는 정당의 위성정당 비례니 이 정도는 맞춰줘야 예의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청와대 대변인 시절 '흑석동 투기' 의혹에 연루됐던 점,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검사를 사칭한 범죄로 구속된 전력이 있는 점 등을 전 전 의원이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