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의지"…'신중모드'서 '정면돌파'로 상황 급변했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불거진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선거 때마다 이런 공작·선동으로 선거 치르려 하다니 한심하다”면서 “앞으로 정치공작을 하려면 잘 준비해서 메이저 언론을 통해, 면책특권에 숨지말고 제기했으면 한다”고 인터넷 언론사 뉴스버스의 보도내용을 비판했다. 2021.9.8/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향한 '고발 사주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직접 해명하겠다"는 윤 전 총장 본인의 단호한 의지로 이뤄졌다고 한다.

윤 전 총장 대선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후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본인이 직접 언론에 입장을 밝히겠다는 후보자의 의지가 워낙 강했다"며 긴급 기자회견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 일정은 회견 시작 약 1시간 전쯤인 오후 3시21분쯤에서야 기자들에게 공지됐다.


당초 윤 전 총장 캠프 내부는 '고발장 전달자'로 지목된 김웅 의원이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한 직후까지만 하더라도 "신중함을 유지하겠다"는 분위기였다.

캠프 측 관계자는 이날 오전 "김 의원 발언과 관련해 대변인 명의의 논평 정도는 나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캠프의 공식 입장은 오늘 없는 것 같다"며 "김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은 사실상 기존 보도 내용에서 진전된 게 하나도 없다. 따라서 추가적으로 캠프가 입장을 낼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여권 및 타 대선 주자 캠프 배후설에 관해서도 "증거가 없기 때문에 우리가 그걸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건 맞지 않다"며 "제보자가 공익신고자 신분이기 때문에 더 신중해야 한다. 캠프는 잘못하면 재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신중하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윤 전 총장 입장에서 더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아니라고 말하는 것 외에 무엇을 더 할 수 있나. 사주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내놓아야 하나. 사주를 했다고 주장하는 쪽이 증거를 가져와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동안은 저번에 윤 전 총장이 직접 밝혔던 '실체가 없는 정치공작일 뿐이다'라는 입장을 반복하게 될 것 같다"며 "대검 감찰 결과가 나오거나 아주 새로운 사실이 나오면 대응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이번 의혹에 발목을 잡힐 경우 추후 지지율 등에 치명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 판단, 단호히 대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간 각종 의혹에 '정면 돌파'로 대응해 온 윤 전 총장 개인의 성격도 반영됐다는 평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정치공작을 하려면 좀 잘 준비해서 제대로 잘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공익신고자로 신분이 전환된 의혹 제보자를 겨냥해서는 "과거에 그 사람이 어떤 일을 벌였는지 여의도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언론에 제보부터 먼저 한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공익제보자가 되냐. 폭탄 던져놓고 숨지 말고 당당하게 나와서 문건 출자와 작성자에 대해 정확히 대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기자회견 내내 "정치공작"을 반복하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