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 독주 막아라...불붙는 상처치료 화장품

대표적인 상처 치료 의약품인 '마데카솔'과 '후시딘'의 경쟁이 화장품 시장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약 (16,990원 ▼240 -1.39%)이 마데카솔 기반 화장품을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확보해 업계의 선례가 되자 동화약품 (7,810원 ▼40 -0.51%)도 경쟁 약품인 후시딘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으로 출사표를 냈기 때문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지난 11일 GS홈쇼핑을 통해 '후시드 크림'을 출시했다.

후시드 크림의 핵심 성분은 후시덤이다. 후시덤은 연고 후시딘 성분과 유래가 동일한 푸시디움 코식네움을 연구해 개발됐다.

전통 제약사들은 더마 코스메틱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일동제약 (14,080원 ▼240 -1.68%), 유한양행 (146,100원 ▼5,200 -3.44%), 대웅제약 (137,000원 ▼6,300 -4.40%), GC녹십자 (151,200원 ▼2,400 -1.56%), 종근당 (114,400원 ▼2,100 -1.80%) 등이 제품을 출시했다.


더마코스메틱은 피부 과학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화장품을 뜻하는 '코스메틱(Cosmetic)'이 합쳐진 용어다. 기능성 화장품을 뜻한다.

화장품 사업은 의약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반면 기존 사업을 활용하면 차별화하기 쉽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소비자들에게 일반 화장품 제조 업체들보다 높은 신뢰도를 가질 수 있다. 의약품의 성분을 기반으로 개발된 화장품은 효과가 더 좋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이미 갖고 있는 의약품 제조 공정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진출 초기 추가 설비가 필요하지 않다.

시장 성장성이 크다는 점에서도 제약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칸타(Kantar)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까지만 해도 5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더마 코스메틱 시장은 2017년 5000억원 규모에서 2019년 1조원 규모로 3년간 약 2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같은 장점에도 더마 코스메틱 시장 진출 후 성과를 내고 있는 회사는 동국제약 뿐이다.

동국제약은 2015년 대표 제품인 상처치료 연고 마데카솔을 활용해 마데카 크림을 출시했다. 마데카 크림은 마데카솔의 주성분인 '병풀 센텔라아시아티카' 정량 추출물을 함유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 새 살을 키워드로 진행한 소비자 마케팅에서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회사의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는 1054억원의 매출을 냈다. 출시 첫 해와 비교하면 연 평균 45%에 가까운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동화약품이 후시딘 성분을 기반으로 한 화장품을 출시하면서 두 회사는 상처치료 연고 시장에 이어 이 제품을 기반으로 한 화장품 시장에서도 맞붙게 됐다.

앞서 {동아제약}도 2019년 피부 흉터 연고 '노스카나겔'에서 기반한 화장품 '노스캄 리페어겔 크림'을 내놓았다. 손상된 피부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 업계가 더마 코스메틱 시장에서 갖는 강점이 있다"며 "이 강점을 활용해 캐시카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 동안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마케팅이 제한적이었던 제약사들이 소비자들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각 제품별로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