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 알짜 R&D 제약사…동국제약 전문약 '3각 편대' 나온다

동국제약 본사 전경

동국제약 (16,990원 ▼240 -1.39%)이 '포스트 코로나(COVID-19)'를 대비해 제약 본업에 힘을 싣고 있다. 세계 첫 항진균 주사제 제네릭(복제약)부터 위궤양 치료 개량 신약에 이르기까지 ETC(전문약) 영역에서 속속 성과도 나오고 있다. 꾸준한 사업 다각화의 결과물인 OTC(일반약), ETC, 헬스케어 '삼각편대'를 앞세워 코로나19 국면을 넘었다면, 이제 53년 연구·개발(R&D) 노하우가 집약된 성과물을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문의약품 전장에서 펼쳐질 진검승부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리포좀화암포테리신B주사(DKF-5122)'와 '시노비안주사 제네릭(DKM412)', '소염진통 복합제(DKF-340)' 3개 전문의약품을 2023~2024년 발매할 계획이다.


'DKF-5122'는 미국 대형 제약사 길리어드의 '암비솜주사(주사용 리포좀화 암포테리신B)'의 제네릭으로 개발 중인데 발매되면 암비솜주사의 세계 첫 제네릭 자리에 오른다. 올 해 말부터 임상 투약을 진행해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2023년 발매가 목표다.

이 치료제의 적응증은 진균감염인데 면역 기능이 많이 저하된 위중증 환자들에 대한 투여가 의료현장에서 필수적으로 권고된다. 길리어드의 오리지널 의약품 출시 후 29년 간 전 세계 수백만 명 이상의 환자에게 처방됐으며 특히 침습적 광범위 진균감염의 경험적 치료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한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시장 규모는 국내 약 225억원, 해외 약 5억9100만달러(약 7000억원) 수준. 동국제약은 주성분 암포테리신B의 넓은 항진균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부작용 및 독성을 개선해 29년간 철옹성이던 이 시장을 넘본다는 계획이다.


'DKM412'는 히알루론산 성분의 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엘지화학 '시노비안주사' 제네릭으로 개발 중이다. 골관절염 환자의 무릎 관절에 히알루론산을 투여해 관절의 마찰을 줄이는 기전이다.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으로 내년 품목허가를 신청한 후 2023년에 발매할 계획이다. 'DKM412'는 주 1회 투여 후 최대 6개월간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주 간격으로 3~5회 투여가 필요한 기존 주사제와 비교해 환자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국내 시장 규모는 130억원. 특히 해외시장 규모는 4조원 가량으로 파악된다.

'DKF-340'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 성분인 아세클로페낙과 위궤양 및 위점막병변 개선에 효과가 있는 폴라프레징크의 복합 개량신약이다. 1일 2회 1정 복용만으로 위장관 부작용을 개선한다. 장기간 약제를 복용해야 하는 골관절염 등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 끌어올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하반기까지 3상 임상을 진행해 2024년 발매한다는 목표다.

창립 후 53년간 쌓아둔 R&D 역량이 회사가 탈 코로나 국면에 맞춰 핵심 전문의약품 출격에 발빠르게 나설 수 있는 원동력으로 꼽힌다. 사실 인사돌과 마데카솔 등 인지도 높은 일반의약품으로 유명한 동국제약이지만, 의료계에서는 꾸준한 R&D를 바탕으로 내놓은 국내 유일의 자체 원료합성 조영제 파미레이, 항암제 로렐린데포 등 전문의약품 강자로 통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길리어드의 암비솜주사가 29년간 제네릭 도전 없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던 것은 약물 성분을 감염 부위에 온전히 도달시키는 '리포좀 전달 시스템'의 진입 장벽이 높았기 때문"이라며 "이를 뚫고 세계 첫 제네릭 도전에 나설 만큼 그동안 R&D 투자를 꾸준히 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1~3분기 누적 R&D 투자는 176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투자 수준에 도달했다. 일반약, 전문약, 헬스케어 3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실적을 끌어올린 저력이 탈 코로나 시점에 R&D 투자를 확대할 뒷심이 된 것. 특히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고 올해도 지난해 이상의 매출이 가시권이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R&D와 기술혁신에 주력하며 끊임없이 신제품 개발을 추진해 전문의약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