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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침대축구'보다 '복지부동'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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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3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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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6일 일요일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청협의회. 회의 막판,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가상자산 과세 문제를 꺼냈다. 홍 부총리 입장에선 제법 신경 쓰이는 이슈였다.

그도 그럴 것이 과세 유예를 위한 법 개정을 주도하는 이들이 여당 의원들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의 면면이 화려했다.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위원장이자 여당 대선 후보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재위가 열릴 때면 홍 부총리를 압박했다. "가상자산에 대한 규정조차 하지 못한 상황에서 세금을 부과할 수 있냐" 등의 폭풍 질문에 홍 부총리는 쩔쩔 맸다.

민주당 가상자산 태스크포스(TF) 간사이자 정무위원회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대정부질문에 나서 홍 부총리를 괴롭혔다. 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인 유동수 의원은 당정협의 자리가 있을 때마다 과세 유예 문제를 거론하며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이들 의원들은 모두 국정감사를 별렀다. 이를 모를 리 없는 홍 부총리가 고위당정청에 사실상 'SOS'를 친 셈이었다. 표면적으로는 당의 입장을 정리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실제로는 '공식적으로' 접어 달라는 요구였다. 홍 부총리가 꺼낸 카드를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례적으로' 받아준다.

며칠 뒤 언론을 통해 이날 회의 내용이 전해진다. 여당이 과세 유예 방침을 접었다는 내용이다. 여당 내부에선 '홍남기의 언플(언론플레이)'로 봤다.

#이 때를 기점으로 오히려 여당 의원들의 전투력이 강해진다. 외부에선 표를 의식한 여당의 행보라고 해석했지만 여당의 생각은 달랐다. 정부가 정책 집행이 아닌 정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봤다. 무엇보다 준비 없는, 현실을 외면하는 정부의 무모함에 놀랐다.

유동수 의원은 국무조정실 내 가상자산TF 활동 내용을 보고받고 혀를 찬다. 이 TF에는 국세청, 관세청 등이 다 들어가 있다. 5개월의 활동 결과 가상자산 과세 가이드라인조차 내놓지 못했다.

당정협의 때마다 모호한 과세 기준 등을 문제삼으며 호통을 쳤는데도 진척된 게 없다. 돌아온 것은 '무응답의 응답'이었다. "다음 회의까지 만들어 오겠다"는 게 매번 회의의 결과였다.

홍 부총리의 대응도 마찬가지였다. "잘 진행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국세청 등의 실무를 물으면 "해당기관이 시스템 정비 등을 잘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는 답을 반복했다. 하지만 과세당국이 현 시스템에 따라 과세할 수 없다고 만세를 부른 게 지난 9월이다.

또 가상자산거래소마다 전산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금융위원회가 특정금융거래법에 따라 가상자산거래소의 신고수리를 한 게 최근이다.

#늘 그렇다. 지난해 주식 양도세가 부과되는 대주주 주식 보유 기준 조정(10억원→3억원) 논란 때도 이랬다. 원칙 고수는 언제나 선(善)이다. 시장의 아우성은 어리광 정도로 치부한다.

들어보겠다는 마음조차 없다. 실세 여당 의원들의 정책 주문도 정치적 행보로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시장, 현장의 외침이 들리기나 할까 .뒤늦게 보완책을 내놓거나 수정해도 그걸로 끝이다.

그 과정의 비용 등은 남의 일이다. 그저 정부 조직, 기관 수장의 체면이 얼마나 손상됐을까만 신경 쓴다. 시장은 초조한데 정부는 '시간'에 기댄다. 필요한 법을 통과시킬 때면 '타이밍' '골든타임'을 외치지만 삶과 직결된 골치 아픈 현안은 시간끌기다.

가상자산 관련 대응이 전형적이다. 2017년 코인 열풍 후 만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제자리다. 가상자산업권법은 이제야 논의를 시작했다. 적극적 액션이 아닌 소극적 수비 전략이 먹힌 셈이다.

정부의 노림수를 모르는 바 아니다. 뜨거운 감자를 굳이 건들기보다 식히는 데 방점을 찍는다. 차가워 먹지 못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정부가 시장보다 앞설 때는 괜찮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세상은 빨라지는데 정부는 더 늦어진다. 늦어지는 정부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그나마 나을텐데 무엇을 하는 척 하면서 모든 것을 늦춘다.
'침대축구'보다 '복지부동(伏地不動 )'이 낫다.

[광화문]'침대축구'보다 '복지부동'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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