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8만전자' 턱밑까지 올랐다…그래도 개미는 "팔자"

팍스로비드

코스피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승인 소식에 3000선 턱밑까지 올랐다. 하지만 개미들은 3거래일 연속 '팔자' 행렬을 이어갔다.

23일 코스피는 13.69포인트(0.46%) 오른 2998.17에 마감됐다. 지난 밤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최초로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긴급 사용을 승인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이 멈출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이 약은 증상 발생 5일 이내에 백신 미접종 고위험군 성인 환자들에게 팍스로비드를 투여하면 입원이나 사망위험을 최대 88%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수급을 보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5791억원, 2335억원을 사들였지만 개인은 8191억원을 팔았다. 개인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약 4조6790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업종별로는 화학, 철강금속, 전기전자, 운수장비가 강보합세였다. 의료정밀은 2%대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강세였다. 삼성전자 (78,400원 ▼800 -1.01%)는 전 거래일보다 500원(0.63%) 오른 7만9900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9거래일 연속 사들였다. 장중엔 8만원을 터치하며 '8만전자' 기대감을 높였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으로부터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를 승인받은 SK하이닉스 (183,800원 ▲3,900 +2.17%)는 강보합 마감했다. LG화학 (391,000원 ▼6,000 -1.51%) 삼성SDI (433,000원 ▲4,000 +0.93%) 등도 간밤 미국 테슬라의 7% 상승 소식에 힘 입어 오랜만에 빨간불을 켰다. 셀트리온 (190,800원 ▼2,100 -1.09%)은 먹는 코로나 치료제 소식에 장초 약세를 보이다 회복했다.

코스닥은 3.18포인트(0.32%) 오른 1003.3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에서도 개인은 '팔자' 모드였다. 3086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2944억원을, 외국인은 529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도체, 통신장비, 방송서비스가 1~2%대 강세였다. 제약, 디지털콘텐츠 등은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엘앤에프 (156,500원 ▲3,200 +2.09%)가 3%, 천보 (76,100원 ▼2,000 -2.56%)가 1% 올랐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최대 수혜주였던 진단키트주 씨젠 (21,850원 ▼750 -3.32%)은 3% 넘게 하락하며 흔들렸다.

이날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우려 완화로 소폭 올랐지만 3000을 돌파하기엔 역부족인 모습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수급을 주도했던 개미들이 미국 증시 등으로 발길을 돌리는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때문에 거래량도 감소하고 있다. 12월 들어 지난 22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10조20억원 규모였는데 개미들의 투자가 줄이었던 지난 1월 일평균(26조4778억원)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연말이 다가오며 개인의 양도세 회피 매물이 늘어나는 것도 증시가 힘을 못내는 이유다. 개인은 지난해 배당락일에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9460억원, 9030억원을 순매도했다. 올해 배당락일은 오는 29일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과 기관의 3거래일 연속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이번주 4거래일 동안 3000선 회복에 번번히 실패했다"면서 "거래대금 부진 속에 연말 수급 계절성이 반영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개인의 대주주 등재 및 양도소득세 회피 매물과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 외국인의 공매도 청산이 맞물리는 국면"이라며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기관, 외국인의 수급 계절성의 반등동력 또한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