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뭉칫돈 투자 받은 '동대문표' 패션 플랫폼…글로벌 시장 '도전장'

딜리셔스 설립 10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발표하는 장홍석 공동대표 /사진제공=딜리셔스

"동대문 시장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디자인부터 유통까지 모두 가능한 패션 집적단지입니다. 동대문에서 쌓아온 경험과 디지털 전환 전략으로 일본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가겠습니다."

장홍석 공동대표는 5일 서울 중구 정동1928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패션 시장과 동대문으로 대표되는 케이(K)-패션을 연결하는 패션업계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2011년 설립된 딜리셔스는 동대문의 도소매 거래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해 업무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사업모델을 갖췄다. 동대문은 반경 10km 안에서 디자인부터 제작, 유통까지 모두 긴밀하게 이뤄져 3일만에 신상품이 제작되는 패션산업 지역이다. 그러나 50년 넘게 이어져 온 낡은 거래관행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직접 매장을 방문하거나 사입삼촌(도매 의류 주문·배송 대행업자)을 통한 상품 구매와 현금 결제 방식, 수기 장부 작성 등이다. 장 대표는 "전체 동대문 도매매장 중 80%정도가 등록 후 활발하게 거래를 진행 중이고, 도소매 매장의 전체 재방문율도 90%를 넘을 정도로 필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 앞서 딜리셔스는 540억원 규모의 후속 단계(시리즈C) 투자도 유치했다. 스톤브릿지벤처스, 산업은행, DSC인베스트먼트,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13개 투자사가 참여했다. 누적 투자액유치액은 795억원으로 늘었다. 현재 기업가치는 5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장 대표는 "그동안 딜리셔스가 동대문 시장에서 축적한 디지털 전환 역량과 앞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 전략에 대해 투자자들이 공감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
동대문 오랜 관행 바꾼 패션 플랫폼…연내 일본 시장 진출 계획딜리셔스의 사업 부문은 기존 사업인 도소매 거래 플랫폼 '신상마켓'과 2020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풀필먼트(물류일괄대행) 서비스 '딜리버드'로 나뉜다. 신상마켓에는 5초당 1개씩 거래가 이뤄진다. 하루 평균 거래는 2만4000여건이다. 누적 거래액은 2조원을 넘었다. 지난해 거래액은 5723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늘었다. 입점해 활성화된 도매 매장은 1만1000곳, 소매 매장은 12만곳이다. 등록된 누적 상품 수는 7700만개다.

올해 글로벌 진출도 추진한다. 최우선 진출 지역은 일본이다. 일본 소비자들 취향에 맞는 상품군을 '딜리셔스 셀렉션' 형태로 공급할 계획이다. 일본 패션 시장 규모는 약 100조원으로 국내 시장의 두 배 이상으로 추산된다. 장 대표는 "일본은 국내 시장보다 10배 이상의 구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동대문 같은 생산·유통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았고, 소매 사업자들을 위한 플랫폼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내 일본 현지 소매사업자들을 확보하면서 나아가 중국 등 다른 국가에도 통용될 수 있는 표준화된 거래 플랫폼까지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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