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혼 부인한 법원…"동성 연인은 건강보험 피부양자 인정 안돼"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동성 부부라는 이유로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 자격을 박탈당했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낸 동성 부부 김용민·소성욱씨가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국민건강보험공단 상대 보험료 부과처분 취소소송 선고 공판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소성욱 씨가 건보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료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2022.01.07

행정법원에서 동성혼(同性婚)을 부인하는 판결이 나왔다.

동성(同性) 연인에 의해 '사실혼 배우자'인 '피부양자'로 신고된 남성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불허하고, 지역가입자에 해당하는 건강보험료를 부과한 게 옳다는 법원 판단이다


7일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는 남성인 김용민(건강보험 직장가입자)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같은 남성인 원고 소성욱씨를 자신의 사실혼 배우자로서 피부양자에 해당한다고 신고한 데 대해, 보험공단이 신고를 반려하고 원고 소씨를 별도의 지역가입자로 보아 건강보험료 및 장기요양보험료를 부과한 처분이 적법하다며 원고 소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현행법 체계상 동성인 원고 소씨와 김씨의 관계를 사실혼 관계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그런 취지에서 보험료 부과처분은 적법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실혼은 '혼인의사의 합치'와 '부부공동생활이라 할 만한 혼인생활의 존재'를 각 성립요건으로 하는데 이때의 '혼인'이란, 민법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판례, 그리고 우리사회의 일반적인 인식을 모두 모아 보더라도 여전히 남녀의 결합을 그 근본요소로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동성 간의 결합까지 확장하여 해석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했다.


아울러 "원고 소씨는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고자 하는 사회보장 영역에서는 특히 민법 등에서 인정하는 것보다 사실혼 범위를 넓게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사회보장 영역에서도 기존 혼인법질서에 반하는 내용의 사실혼은 원칙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고 해석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동성 부부라는 이유로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 자격을 박탈당했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낸 동성 부부 김용민·소성욱씨가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국민건강보험공단 상대 보험료 부과처분 취소소송 선고 공판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소성욱 씨가 건보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료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2022.01.07

법원은 "특히 이 사건에서처럼 국민건강보험의 보호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가입자로서 최소한의 보험료 납부의무를 지게 되는 사정만으로는, 혼인법질서의 유지라는 공익적 요청을 배제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사건 부과처분은 피고 공단의 재량에 달린 문제가 아니어서 행정의 재량준칙으로서 평등의 원칙과 무관하고, 동성 간 결합과 남녀 간의 결합이 본질적으로 같다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이를 달리 취급하는 것이 헌법상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하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혼인제도란 각 사회 내 사회 문화적 함의의 결정체이므로, 그 인정 여부는 개별 국가 내 사회적 수요와 합의에 따라 결정될 일로서 원칙적으로 입법의 문제라 할 것"이라며 동성혼 인정에 대해선 입법부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개별 법령의 해석만으로 곧바로 혼인의 의미를 동성 간 결합으로까지 확대할 수는 없다는 게 행정법원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