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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오른다…똑똑한 소비자는 이미 움직였다

머니투데이
  • 김남이 기자
  • 양성희 기자
  •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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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08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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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예금·고정대출 '인기'…더딘 예금금리·빠른 대출금리 상승에 비판도

금리오른다…똑똑한 소비자는 이미 움직였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똑똑한 소비자들이 찾는 은행 상품이 달라지고 있다. 앞으로 기준금리가 더 오른다는 전망이 힘을 얻자 단기 정기예금 상품과 고정금리 대출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불안한 주식·부동산에 은행에 뭉칫돈…단기예금 '인기'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4개 주요 은행의 지난달 만기 6개월 미만 단기 정기예금 신규 가입 규모는 5조4648억원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기 전인 지난해 7월 3조1849억원보다 2조2799억원 늘어났다.

4대 은행 중 한 곳에선 전체 정기예금 신규(금액 기준) 중 단기 예금 신규 비중이 거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7월보단 1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조정받으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소비자들이 은행을 찾았다. 하지만 금리고 오르니 장기로 돈을 맡기진 않고 단기 예금에 돈을 넣는 모양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약 12조원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수준이 아직 만족스럽지 않은 고객들이 우선 단기 예금 상품에 가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창구에서도 단기 예금 상품을 추천한다. 금리 상승기 초반엔 예금은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게 유리해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지난 4일 올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도 만기 3개월 정도의 단기 예금 상품에 대한 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미국이 3월 금리 인상을 실행하면 미국 증시 저점이 확인될 것이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대기 자금 명목으로 1개월, 3개월 단기 예금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 더 오른다...고정금리 대출 찾기 시작했다


금리 상승 추세는 예·적금 상품뿐 아니라 대출 상품 선호도도 바꾸고 있다. 금리 상승이 반영되지 않고 계약 당시 금리가 유지되는 고정금리 대출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생기기 시작했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은행권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17.9%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21.4%)부터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어 11월 17.7%까지 떨어졌던 비중이 3개월 만에 반등했다.

고정금리를 찾는 이유는 대출금리가 빠르게 올라서다. 지금은 변동금리가 낮지만 시간이 지나면 변동금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전날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금리) 금리는 3.78%~5.37%, 주담대 변동형(신규 코픽스 연동) 금리는 3.71%~5.23%로 집계됐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금리는 가계대출 총량 규제·금리 인상 본격화 전인 지난해 6월 대비 상단, 하단이 각각 약 1.5%포인트, 1%포인트 올랐다.

금융당국이 금리 인상기를 맞아 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도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지난달 26일부터 고정금리 주담대 상품(혼합형)에 우대금리를 다시 주고 있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 임원은 "고정금리 대출 상품에 대한 고객 수요와 요구가 늘어난다면 관련 마케팅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 오르지만 기존 고객은 상승효과 없어 '우울'


금리가 오르면서 새로 돈을 넣으면 받을 수 있는 예금이자가 2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과거에 은행에 돈을 넣었던 기존 고객은 금리상승 효과를 누릴 수 없어 상실감이 더했다.

지난해말 기준 은행이 새롭게 취급한 저축성 수신금리(가중평균)는 1.70%로 3개월 사이 0.53%p 상승했다. 201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리오른다…똑똑한 소비자는 이미 움직였다

은행의 예금금리 상승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이 영향을 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8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0.50%→1.25%)하면서 예금금리도 함께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자산이동을 잡기 위한 은행 간의 경쟁도 예금금리 인상에 한몫했다. 우대금리를 덧붙여주면서 예금시장으로 돈을 이끌었다.

하지만 기존 고객은 예금금리 인상의 수혜에서 벗어나 있다. 신규 정기예금은 금리가 지난해 9월 1.16%에서 지난해 1.67%로 0.51%포인트 올랐지만 같은 기간 기존(잔액기준) 정기예금 금리 상승은 절반 수준(0.27%포인트)에 그쳤다. 예컨대 KB국민은행의 한 1년만기 정기예금 상품은 이달에 가입하면 기본이율이 1.35%다. 우대이율 등을 포함해 최대 2.05%까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지만 4개월 전에는 기본이율이 절반 수준인 0.85%였다.



더딘 예금금리, 빠른 대출금리...이유는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가 2년4개월만에 가장 커졌다. 예금금리는 더디게 오르는 반면 대출금리는 빠르게 올라서다. 이자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은행의 행태 때문이다. 대출규제 때문에 시장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은행권 잔액 기준 총대출금리와 총수신금리 차이는 2.21%포인트로 2년4개월 만에 최대였다.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55%포인트로 잔액 기준보다는 다소 낮았지만 실제 은행 영업 현장에서는 예대금리차를 실감하는 소비자의 원성이 높다.

예대금리차가 큰 건 우선 예금금리 인상폭이 기대만큼 높지 않아서다. 은행들은 지난달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0.3%포인트~0.5%포인트 선에서 인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품을 일일이 분석해 보면 최대 인상폭이 적용된 상품은 극소수였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수신상품의 금리를 올렸지만 최대 인상률이 적용된 상품은 단 한 상품뿐이었다. 대부분은 0.2%포인트~0.25%포인트 올렸을 뿐이다.

가계대출 규제도 예대금리차를 벌렸다. 올해도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관리가 이어져 은행은 가계대출 연간 증가율을 4~5% 안에서 맞춰야 한다. 대출을 억제하기 위해선 금리를 높일 수 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대출을 취급했다간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은행마다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은행들이 저금리 상품을 피하다 보니 금리인상기에 주목받는 적격대출의 취급도 적어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은행의 이자수익은 쏠쏠해져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과도한 이자 장사로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이다. 여기에 은행권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면서 시각은 더욱 싸늘하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공히 기본급의 300%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주주환원 차원의 배당도 확대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배당성향(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 26%대를 회복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출금리를 마냥 내리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은행이 예금금리를 좀 더 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의 한 선임연구위원은 "정책 기조를 맞추면서 현 상황에서 예대금리차를 해소하는 방법은 시장의 변화에 맞춰 예금금리를 올리는 것뿐"이라며 "은행도 향후 금리 정책을 수립하면서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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