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코인 상장하는데…" 노인들 속여 투자금 550억 가로채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투자회사 사무실 모습.(부산경찰청 제공) (C) 뉴스1

가상화폐 사업에 투자하면 원금을 보장하고 배당금까지 지급하겠다고 노인들을 속여 55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사기·유사수신 등 혐의로 A씨 등 15명을 검거, 이중 2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부산과 대구에 투자회사를 설립한 뒤 2600여명을 속여 552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중 80% 이상이 노인이고, 피해액은 500만원에서 최고 5억원에 달했다.

이들은 노인들을 상대로 코인과 전자복권 사업에 투자하면 투자금의 1%를 90회에 걸쳐 지급하겠다고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처음에는 화장품 등을 선물하면서 노인들을 자연스럽게 사무실로 유인했다.

이들은 아직 거래되지 않는 코인이 곧 거래소에 상장하면 상당한 수익이 발생할 것처럼 속였다. 또 미국의 복권 당첨번호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허위로 알리기도 했다.

이들은 실제 투자 수익 없이 신규 투자금을 기존 투자자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돌려막기 수법으로 장기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도 처음에는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7월 노인 대상 코인 투자 설명회가 이뤄지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나섰다. 해당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투자자 명단, 투자금 내역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 수익으로 얻은 호텔과 전세 보증금 등을 기소 전 추징보전 신청하고, 추가로 은닉한 재산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피해사실을 모르는 피해자들을 위해 추가 피해신고를 접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