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부광약품 전격 인수...기존 최대주주와 공동 경영(종합)

OCI 본사

OCI (96,900원 ▲3,700 +3.97%)가 다시 움직인다. 지난해 10년 내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M&A(인수합병)에 나선다. 항암제 등을 중심으로 R&D(연구개발) 역량이 탁월한 부광약품 (5,740원 ▲80 +1.41%)을 인수해 바이오·제약 사업 역량을 크게 키운다.

OCI와 부광약품은 OCI가 1461억원을 들여 부광약품 지분 약 773만주(11%)를 획득해 최대주주가 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공시했다. 기존 부광약품 최대주주인 김동연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21.6%에서 10.6%로 축소될 전망이다. 양사는 OCI가 최대주주인 구조아래 주요 의사결정을 공유하는 등 공동경영한다는 방침이다.


OCI와 부광약품의 협력은 처음이 아니다. 이미 2018년에 공동 설립한 합작사인 'BNO바이오'를 통해 공동 경영관리와 투자 협력 경험을 쌓아왔다. OCI는 그 과정을 통해 부광약품이 가지고 있는 신약개발 능력 등에 바탕을 둔 높은 미래 성장가치를 확인했다.

이번 지분인수에는 이우현 OCI 부회장과 부광약품 오너 2세 김상훈 사장 간 인연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1968년생으로 서강대 화학공학과 동기다. 2018년 합작사 설립도 두 사람이 주도했다.

OCI는 이번 인수를 통해 그간 공들여 온 항암제 분야 기술 경쟁력을 단기간에 빠르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부광약품은 1960년 설립된 제약사다. 의약품 연구개발에 탁월한 역량을 보유한 R&D 중심 제약회사로 유명하다.


특히 전략적 투자 및 외부 파트너사와 협력을 통해 신약을 개발하는 오픈이노베이션 (개방형 혁신)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뇌질환 (중추신경계) 치료제와 항암제를 중심으로 주요 의약품 개발 파이프 라인을 확대해 왔으며, 현재 30여개 해외사들과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OCI는 지난 2018년 바이오사업부를 신설하며, 항암제 분야를 타깃으로 국내외 유망 바이오 벤처기업과 펀드에 재무적 투자를 진행해 왔다. 이번 부광약품 투자로, 개발된 신약에 대한 국내외 상품화,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를 포함한 다양한 사업운영 등이 가능해졌다.

OCI는 에너지·화학기업으로 60년 이상 업력을 쌓아왔다. 부광약품의 제약·바이오 분야 전문성을 더해 강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OCI의 공동경영 참여를 통해 부광약품도 전략적 투자를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OCI는 태양광발전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분야의 글로벌 리더 기업이다. 2008년 국내 최초로 폴리실리콘 개발에 성공했다. 초고순도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고순도 정밀 생산 기술력과 경험을 갖췄다. 농약과 시약사업으로 화학 기반의 유관 사업 경험을 축적해왔다. 최근에는 반도체, 이차전지 등 고부가가치 첨단소재사업과 친환경소재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OCI는 지난해 폴리실리콘 업황 회복에 힘입어 626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년만에 흑자전환했다. 2011년 이후 10년 내 최대 영업이익이다. 친환경 태양광 발전 수요가 급증했고 웨이퍼 업체들이 폴리실리콘 물량 선점에 나서면서 가격이 급등한게 주효했다. OCI가 공격적인 영역 확장에 나설 수 있게 된 배경이다.

이우현 부회장은 "이번 부광약품 지분 투자를 통해 제약·바이오·연구개발 분야의 성장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 다양한 시너지 영역을 발굴해 부광약품을 세계적인 제약·바이오 회사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