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현 로완 대표 "디지털 인지중재 프로그램(DTx) '슈퍼브레인' 상용화"

-로완 한승현 대표 인터뷰

2020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전국 65세 이상 인구 중 추정 치매환자는 84만 명,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에 걸리고 있는 셈이다. 다가오는 2050년에는 전 세계 치매 환자가 1억 명을 넘어선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로완은 2017년부터 빅데이터 기반의 한국형 치매 예방 프로그램인 '슈퍼브레인'을 개발, 인지중재치료 기법을 디지털화 하여 지난해 1월 국내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 치매환자들을 위한 글로벌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령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알츠하이머 치매는 심각한 사회적 난제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치매를 지연시킬 수 있는 '슈퍼브레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승현 로완 대표는 "전 세계에서 디지털로 치매를 예방하고자 임상까지 진행한 게 처음이라는 점에서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런 점에서 무척 고무적이고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로완 한승현 대표와의 인터뷰다.

로완 한승현 대표/사진제공=로완

-로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면서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이하 DTx)를 개발하는 회사다. 의료계와 여러 각도로 협업을 하고, 특히 대학병원 및 여러 기관과 국책과제들을 수행 중에 있다. 2018년에는 보건복지부 R&D 국책과제에 선정되어 개발사로 참여했고 대학병원 신경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분들이 함께 참여해 주셨다. 디지털치료제란 용어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부터 DTx 개발을 목표로 시작된 연구가 '슈퍼브레인'의 시초다.

-슈퍼브레인만은 특징은 무엇인가.
▶'슈퍼브레인'은 인지중재치료 프로그램을 통한 치매 예방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슈퍼브레인은 태블릿 안에 다중인지중재 프로그램을 내장해 경도인지장애나 경도의 치매 환자들에게 적용한다. 지난 3년간 60세 이상 152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거쳤고, 임상연구 결과 인지능력 개선효과를 보였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노화 관련 의학분야 국제학술지인 에이징(AGING)에 임상연구 결과가 실리기도 했다. 또한 현재 영국 UCL대학 Gill.Livingston 교수에게 슈퍼브레인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여 임상을 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아 영국 보건복지부 예산을 통해 현재 1차 심사는 통과한 상태이며, 2차 심사 결과는 오는 4월에 나온다. 이것이 통과된다면 대한민국에서 만든 DTx 영역에서 거둔 의미있는 지식재산(IP) 수출 사례가 될 것이다.


-디지털헬스케어, 특히 치매 관련 DTx 개발에 뛰어들게 된 이유가 있나.
▶고령화 시대가 돼가면서 치매환자들은 더 이상 건강보험으로 케어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도 194만인 시대다. 지금까지는 버텨왔지만 댐이 터지기 전에 막아야 하듯 무엇보다 예방 치료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의료산업과 IT 산업의 융합, 즉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Digital Transformation)으로 슈퍼브레인을 개발하게 됐다.

치매로 가기 바로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분들은 치매에 대한 공포가 심하다. 경도인지장애 환자분들에게는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디지털치료제가 더욱 필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조부모 세대 중 치매로 고생하신 분들이 꽤 계셨다. 보호자셨던 부모님께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자라왔고, 경제학을 전공하며 현재 더 커지고 있는 산업에 대해 고민하며 공부할 때, 실버산업, IT,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에 대해 생각하며 과정에 접근했다. 대한민국은 실제 꽤 높은 수준의 소프트파워를 갖고 있다. 대한민국은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나라이고, 전 세계를 돌아다녀 봐도 대한민국처럼 이렇게 의사와 접근성이 좋은 나라도 없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디지털 수용성도 굉장히 높은 편이다. 앞으로 헬스케어 산업은 더욱 커질 것이고, 또 어떻게 커질 것인가에 대한 과정을 들여다보며 태블릿의 앱을 통해 치매를 극복할 수 있도록 기획했고, 여기까지 오게 됐다.

- 식약처가 허가한 디지털 치료제 또는 치료기기 1호가 되는 것이 로완의 최대 숙제인지...?
▶최초의 디지털 다중 인지중재치료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강조하다 보니 불러온 오해인 것 같다. 로완은 시작부터 지금까지, 어떤 특정 타이틀 획득을 위해 임상을 하거나 사업을 기획해온 기업이 아니다. 임상효과를 확인하고 임상현장에서 실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DTx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고 그 부분을 달성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용자에 집중했고 이에 사용자가 더욱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식약처 디지털치료기기 인증 준비도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다.

로완 로고/사진제공=로완

-해당 산업에 뛰어들면서 어려움은 없었는가.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규제산업이다 보니 법적인 내용을 전부 숙지하고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법이라는 것이 후행적이다 보니, 신산업이 법에 맞춰서 한다는 건 다소 어폐가 있다. 혁신적인 제품이 나와야 하지만, 파괴적(distructive) 혁신성을 가진 것이 나오면 수용해 주기 어렵고 받아주기 어려운 분야가 의료산업 쪽이기도 하다. 그 온도차를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산업이 노력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국가적으로도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다각도로 더 많은 소통의 채널들이 열렸으면 좋겠고, 대국적인 차원에서 신산업에 눈높이도 맞춰주셨으면 한다.

디지털 치료제라는 말은 이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일반명사다. 하지만 미국에서 시작된 DTx를 한국어로 인용하며 처음에 디지털 치료제라는 단어를 사용했을 때 이슈가 됐다. 기존 약물 시장과 비약물 시장 간의 이해의 문제, 그리고 IT산업과 의료산업 간의 워딩 사용에 갈등이 있었다. 아무래도 이 부분은 규제산업이다 보니 법적인 내용들을 조금 더 숙지하고 더욱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나면 좋을 것 같다.

현재 우리나라는 의료기기나 제약 쪽에 세계적인 기업이 없다. 20~30위 안에도 들지 못한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오르고 나서 자리를 찾기란 더욱 어려울 것이다. 이 산업은 고부가가치 시장이고 하이테크 시장이다. 국가적으로나 더 많은 유관기관들이 소통하며 제3의 지대인 디지털치료제 산업을 확장·성장시킨다면, 'K-DTx'로 세계시장을 선두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치매 관련 디지털치료제만 개발하는가. 연구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해달라.
▶치매 DTx 외에도 파이프라인으로 이명 DTx를 개발 중이고, 올 하반기 기술검증(PoC)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한다. 그 외에도 비알콜성/알콜성 간질환과 비뇨기과에서 사용할 수 있는 DTx에 대해서도 상표권과 특허권을 확보하고 있고, PoC를 연내 완료할 예정이다. 약물로 전부 할 수 없는 정신건강의학과나 이비인후과, 내과 관련해서도 실제로 다룰 수 있는 DTx를 기획하고 만들고 있다. 슈퍼브레인을 개발할 때 시행착오를 겪어왔기 때문에 실제 다른 질병에 대한 것들은 기획 속도는 무척 빠른 편이다. 앞으로도 이런 추이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미국의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목표로 영국, 네덜란드 등 글로벌 비즈니스 진행을 전개할 방침이고, CRO(임상시험수탁기관)를 선정하고 인증과정을 진행 중이다. 아마도 1~2년 안에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디지털 치료는 미래 성장산업이다. 하지만 어려운 점도 많다. 의료진과의 협업하는 부분도 높은 허들 중 하나다. IT와 의료 등 서로 다른 산업끼리의 융합인 만큼, 서로 잘 협업할 수 있도록 조율하고 함께 튜닝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로완의 목표와 향후 포부가 궁금하다.
▶단기적으로는 슈퍼브레인을 더 저렴한 비용으로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더 많은 처방과 치료가 필요한 어르신들의 치매 치료를 돕고 싶고, 저렴한 비용으로 DTx의 장점을 내세워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 그리고 실제로 그것을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데이터를 의료진에게 노출시키고, 한 사람 한 사람 환자들에 대해 더욱 면밀하고 빠른, 그리고 정확한 진단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비즈니스적으로는 최근 제정된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식약처 가이드라인에 따른 인증절차를 올해 단정하게 마무리 짓는 것이 목표다. 영국에서의 임상을 마무리 짓는 것도 마찬가지다. 의료진에게 들어가는 데이터는 곧 빅데이터가 된다. 이미 '당신은 치매에 걸릴지도 모른다'라는 경고를 받은 분들이 임상에 참여하기 때문에 이 데이터는 신뢰도가 매우 높다. 버튼 한 번을 클릭하는 것도 고민하고 생각하며 진심으로 참여한다. 환자 성향에 맞는 기획이 필요하고 의사의 처방도 더욱 고도의 정밀도가 필요하다. 그런 것을 돕고, 미래지향적인 헬스케어의 범주 안에서 지속 가능한 기술을 실현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