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대전 벌어지면 핵 전쟁" 전세계 위협한 러 외무장관

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의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화상 연설을 시작하자 각국 대사와 외교관들이 침공 항의 차원에서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장관이 세계 3차 대전이 현실화 한다면 핵 무기가 쓰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침공에 대한 명분을 내세우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러시아가 핵 관련 움직임을 보여와 다른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로이터통신, 중동 알자지라는 러시아 RIA통신을 인용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일(이하 각 현지시간)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경우 핵무기가 쓰일 것이고, 파괴력을 가질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소련의 핵 기술과 핵무기 운송 수단을 갖고 있다"고 하며,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얻으면 러시아는 "진정한 위험"을 맞닥뜨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하루 전(1일) 그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의에서 했던 화상연설 내용과도 이어진다. 라브로프 장관은 화상연설에서도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추구한다"는 내용의 주장을 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맺고 소련이 남긴 1800여 개의 핵탄두와 핵미사일 170여 개를 러시아에 넘긴 바 있다.


라브로프 장관의 잇따른 주장은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이번 전쟁에 대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쪽(러시아 방향) 확장 및 우크라이나의 군사 개발을 문제점으로 삼고, '우크라이나 비군사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하려고 했으나 2008년 한 차례 불발된 바 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최근 러시아의 핵 관련 움직임과 맞물려서도 주목된다.

지난달 2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 억지력 부대의 특별 전투임무 돌입을 국방부 장관과 총참모장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부대는 핵무기를 관장해, 푸틴의 말은 서방에 핵 전쟁 위협을 가한 것으로도 해석됐다. 다음 날 러시아 국방부는 이 명령에 따라 해당 부대 인력을 증원하고 전투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다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8일 백악관에서 핵 전쟁 우려에 대한 질문을 받고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