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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포용 도시로 나아가는 걸음, 경력보유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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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3.10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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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오 성동구청장/사진제공=성동구청
정원오 성동구청장/사진제공=성동구청
성동구는 2021년 11월 전국 최초로 '경력보유여성등 존중 및 권익 증진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경력단절여성'이란 용어를 '경력보유여성'으로 바꾸고 경력단절 시기에 주로 하는 돌봄노동을 경력으로 인정하는 것이 골자다.

경력단절이란 말에 가려진 여성의 역량에 주목하고 돌봄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인정하자는 조례의 취지에 공감하는 물결이 일었다. 위커넥트와 뉴그라운드, 더블유플랜트와 같은 여성의 지속가능한 일을 고민하는 기업들이 조례 찬성 의견서로 화답했다.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경력단절여성 용어를 경력보유여성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발의해 추진 중이다. 언론의 관심도 많이 받았다. 높은 사회적 관심에 무거운 책임감도 느꼈다. 이와 동시에 지금이야말로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할 적기라는 생각도 들었다.

성동구의 돌봄노동 경력인정서는 남성도 받을 수 있다.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 확대 등 최근 변화하는 흐름을 반영해 성별 구분 없이 경력인정서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하고 있다. 여성이 경제활동과 사회참여에서 배제되지 않아야 하듯 돌봄노동을 하는 남성도 배제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취업하지 않은 상태로 무급 돌봄노동을 한 사람이 성동구가 주관하거나 인증하는 소정의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자격 검증을 통해 누구나 경력인증서를 발급 받을 수 있다.

주목할 점은 경력인정 기간 범위를 최대 2년으로 제한한 것이다. 육아휴직 기간을 늘려 돌봄 책임을 지원하는 정책이 오히려 경력단절을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조례 제정 이후 5개월 숨 가쁘게 달려왔다. 꼼꼼하고 세심하게, 튼튼하게 정책을 설계했다. 경력보유여성은 물론 기업가, 전문가와 10여 차례 자문 회의를 거치고 조례에 따라 경력보유여성 권익위원회가 경력인정 기준을 확정했다.

경제와 기후, 보건 등 지금 우리는 유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위기를 견디기 위해서는 서로를 받치는 힘이 필요하다. 그 힘은 바로 포용이다. 포용의 본질적인 뜻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배제되지 없는 상태를 말한다. 곤돌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도시 베네치아는 지중해 무역의 관문 역할을 하는 유럽의 대표 국가였다. 베네치아의 성장과 번영을 뒷받침하는 것은 탄탄한 공화정이었다. 그러나 소수 귀족 가문이 정치를 독점하고 급기야 민회를 폐지하며 경제 권력까지 장악하자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한 국가의 정치와 경제 권력이 특정 계층에게 편중된다는 것은 자기 삶을 개선할 기회가 사회 구성원에게 공정하게 배분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공정은 불평등을 만들고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든다. 갈등이 일상화되고 차별과 혐오가 쉽게 뿌리내리게 된다. 결국 포용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핵심 역량이자 다양성을 요체로 하는 민주주의 정치의 필수 요소다.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모든 시민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경력보유여성 정책이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 첫 발을 뗀 성동구의 시도가 더 멀리, 더 높게 갈 수 있도록 경력보유여성들이 날개를 달아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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