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피곤하면 문 닫고 쉬는 회사에 102억 '뭉칫돈'...비결은 ?

아이콘차이나 직원 회의 모습/사진제공=아이콘차이나

헤라, 아이오페, 동인비 등 국내 유명 화장품 브랜드들이 중국시장에 진출할 때 콘텐츠 마케팅 관련 컨설팅을 받는 곳이 있다. 전체 임직원 40명 중 35세 미만의 MZ세대 임직원이 80% 이상인 스타트업 '아이콘차이나'다.

2016년 설립된 아이콘차이나는 '콘텐츠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국내 브랜드의 중국 진출을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사에서 프로젝트매니저(PM)들은 중국 진출을 원하는 브랜드의 특성에 맞춰 직접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데, 최종 의사결정도 이들이 한다는 게 특징이다. 임직원 중 절반 가까이 중국인이며 모두 MZ세대다. 이중 30세 미만은 12명이다.


김현주 아이콘차이나 대표는 "업무 최종 결정권을 실무자에게 부여하는 '최종결정권 PM제'를 2019년부터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면서 "상사나 대표의 눈치를 보지 않고 MZ세대 소비자의 감성으로 콘텐츠를 자유롭게 풀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팀장은 멘토의 역할을 수행한다. 팀내 맡겨진 프로젝트들이 잘 운영되도록 PM의 부족한 부분을 도와줄 뿐 결정은 PM들이 직접한다.

실무자가 최종결정권자가 되면서 업무진행이 빨라진 것은 물론 콘텐츠 경쟁력도 생겼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최종결정권 PM제 도입 이후 좋은 인터랙션(상호작용)을 유도한 콘텐츠 사례가 늘면서 '콘텐츠 맛집'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고 밝혔다.
평등하고 유연한 조직문화…성과급은 월급의 최대 270%
MZ세대 직원이 대다수인만큼 아이콘차이나의 조직문화에는 MZ세대의 성향과 가치관이 그대로 녹아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실무자에게 최종결정권을 준 거라면 그 결정에 따른 성과에 대한 평가와 보상도 확실하다.

평가는 자가평가와 리더평가로 이뤄진다. PM들은 수시로 부족한 부분에 대해 의견을 구할 수 있고 팀장은 피드백을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팀원들의 개선 여부가 직원평가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승진은 나이와 경력보다 성과에 따라 결정된다. 아이콘차이나 관계자는 "진급 심사는 프로젝트 전체를 기획하고 성과를 만들수 있는 혜안, 팀과 조직과의 동반성장에 대한 협력도, 커뮤니케이션 능력, 리더십 등을 고려한다"면서 "능력만 있다면 빠르게 승진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다수의 국내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데 크게 기여한 92년생 직원이 2020년 10월 대리로 입사한 후 1년만인 지난해 하반기에 팀장으로 승진했다. 경력 5년만에 팀장이 된 건 사내에서도 매우 빠르다는 평가다.

확실한 보상도 뒤따른다. 6개월 이상 근무한 직원들은 성과기여도, 근속연수 등 사내기준에 따라 월급의 최소 30%에서 최대 270%까지 성과급을 받는다.
개인 연차와 상관없이 2주차 금요일은 전직원 휴무

아이콘차이나 사옥 /사진제공=아이콘차이나

근무시간과 장소도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회사로 출근을 하든 재택근무를 하든 출퇴근 앱을 이용해 로그인, 로그아웃으로 업무시간을 측정한다.

금요일은 행복한 날이다. 매주 금요일은 2시간 일찍 퇴근하는 '해피 프라이데이'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특히 2주차 금요일은 '아이콘데이'로 지정해 연차와 상관없이 회사 전체가 쉰다.

이와 별도로 직원들의 피로도가 올라갔다고 느껴질 때는 연차와 상관없이 회사 전체가 휴가를 쓰는 독특한 휴가제도 운영한다. 이를 테면 지난해 상반기에는 중국 최대 온라인 판촉행사인 '618 쇼핑축제' 이후 3일간, 하반기에는 중국 최대 쇼핑축제인 '11월 광군제' 이후 3일간 회사 전체가 연차와 관계없이 쉬었다.

이외에 복지혜택으로는 장기근속 포상금, 종합검진비 지원, 명절 선물 및 귀향비 지급 등이 있다. 5년 근속자에게는 300만원, 7년 근속자에게는 500만원, 9년 근속자에게는 700만원을 포상한다.
104억원 시리즈A 투자유치…"글로벌 D2C 집중 육성"아이콘차이나는 지난해 4분기에 휴젤 창업자 홍성범 원장 등 2명으로부터 104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아이콘차이나는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중국향 쇼트클립 커머스 사업과 중국 소비자 데이터 기반의 상품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현주 대표는 3년 후 콘텐츠 커머스가 글로벌 D2C(소비자직접거래)의 핵심분야가 될 것으로 보고 함께 성장할 인재를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요즘 MZ세대들은 평생직장이 없는 만큼 개인의 커리어와 성장에 대한 욕구가 크다"면서 "아이콘차이나는 새로운 일을 즐기면서 도전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콘텐츠 커머스를 활용한 글로벌 D2C 인재로의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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