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반쪽짜리 되지 않으려면 제공 정보 늘려야"

22일 서울 강남구 플레시먼힐러드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회 혁신과 공정 포럼에서 안규찬 비바리퍼블리카 대외협력·정책실장(왼쪽 세 번째), 정수미 정책·전략 매니저(왼쪽 네 번째)가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상희 기자

지난해 12월 시범 서비스를 거쳐 올해 1월부터 전면 시행된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제공되는 정보의 양적·질적 문제로 인해 서비스 도입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이 여러 기관과 기업 등에 분산돼 있는 자신의 정보를 한꺼번에 확인하거나, 특정 기업·기관에 정보를 제공해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추천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플레시먼힐러드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회 혁신과 공정 포럼에는 토스를 서비스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안규찬 대외협력·정책실장, 정수미 정책·전략 매니저가 참석해 '마이데이터 애로사항'에 대해 발표했다.


정 매니저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혁신의 가장 큰 걸림돌로 정보제공 기관이 제공하는 정보의 부족을 꼽았다.

현재 카드사의 경우 매입 취소, 무승인 매입 등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고객이 카드로 100만 원을 사용하고 30만 원을 환불 처리했을 때 매입 취소 된 내역이 제공되지 않는 것이다. 이로 인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정확한 자신의 카드 사용 현황을 확인할 수가 없다.

은행의 경우도 개인사업자 계좌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사업용 계좌를 본인 계좌와 함께 활용하고 있는 다수의 개인사업자들이 마이데이터를 통해 정확한 자산관리를 하기 어렵다. 이외에도 대출 상환 예정금액, 연체 여부 등의 정보도 제공되지 않는다.


정 매니저는 "정보들이 제공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결국 정보제공 기관의 의지 부족이 가장 큰 이유"라며 "각 정보제공 기관이 제공을 미루는 만큼 개인의 정보 주권과 편의성은 훼손된다"고 강조했다.

마이데이터에 있어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청소년의 마이데이터 사용 제한이다.

현행 지침에 따라 19세 미만 청소년은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동의 방법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어 사실상 청소년은 마이데이터 사용에서 배제돼 있다. 동의가 있더라도 본인 조회나 분석 업무 이외의 목적, 즉 마케팅 등에는 마이데이터를 이용할 수 없어 청소년은 맞춤형 상품을 추천받지 못한다.

이 밖에도 제공 가능한 정보에 대한 해석이 제각각이라는 점, 기관별로 제공하는 데이터가 다른 경우가 많은 점, 정보 제공 항목 추가 편입과 항목 표준화 등도 마이데이터의 중요한 문제로 지적된다.

안 실장은 "금융위원회의 적극적이고 신속한 노력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문을 열 수 있었지만 현재 제공되는 정보와 수준만으로는 혁신적인 자산관리 서비스가 되긴 어렵다"며 "새 정부는 반쪽 짜리 마이데이터가 되지 않도록 육성과 확대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