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BTS에 올인!"... 카카오·에스엠·JYP '거리두기' 한다?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하이브 방시혁 의장, 두나무 송치형 의장 /사진=하이브 제공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1위인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앞두고 방탄소년단(BTS) '올인' 모드에 돌입했다. BTS 소속사 하이브와 조인트벤처(JV) 형태의 미국 법인 설립을 완료하면서다. 대신 하이브와 케이팝(K-POP) 경쟁사로 꼽히는 에스엠, JYP와 사실상 '거리두기' 에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지난 4일 K팝 기반 NFT(대체불가토큰) 플랫폼 업무제휴를 맺었던 제이와이피(JYP Ent.)와 조인트벤처(JV) 설립 취소를 공식화 했다. 두나무와 JYP는 하이브보다 앞서 제휴 관계를 맺은 바 있다.

두나무가 JYP와 NFT(대체불가토큰) 사업을 위한 JV 설립 협의에 돌입한 건 지난해 7월이다. 당시 두나무는 박진영씨가 보유 중이던 JYP엔터 구주 88만7450주(지분율 2.5%)를 366억원에 블록딜로 인수한 바 있다. JYP엔터의 최대주주인 박 씨가 신주 발행도 아닌, 자신의 구주를 두나무에 직접 매각하면서 강력한 비즈니스 파트너라는 신호를 시장에 알렸다.

JYP엔터는 당시 사업협력을 공식화하는 보도자료를 통해 "소속 아티스트 및 이들의 독창적, 전문적인 콘텐츠와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반 기술 및 글로벌 네트워크 등과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NFT 플랫폼 사업에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불과 9개월 만에 두나무와 JYP엔터가 사업협력 계약 해지를 결정한 데는 두나무측이 요청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브와 두나무의 JV 설립이 구체화하면서 하이브 주요 인사들이 국내 경쟁 엔터테인먼트사인 JYP와의 동일한 JV모델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과정에서 JYP측도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JYP가 하이브보다 먼저 NFT 관련 사업협력계약을 맺었지만 사업 진행 속도가 더디다는 점, 두나무의 미국 블록체인 시장 진출은 하이브와 사실상 독점적으로 추진된다는 점 등을 문제삼은 것으로 전해졋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도 '불편한 친인척'이 되면서 두나무는 거리두기에 나섰다. 카카오가 에스엠 경영권 인수전에 새롭게 뛰어들면서 자칫 하이브와 에스엠이 어색한 '친척 관계'가 될 가능성이 대두되자 하이브측의 '우려'가 전해진 것.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에스엠의 새 최대주주가 될 경우, 두나무 주요 주주의 위치에서 두나무-하이브의 협업 전략이나 사업 진행 현황, NFT 활용 기획안이나 아티스트 주요 정보 등을 우회 입수할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 쪽에서 카카오의 두나무 내 역할이나 위상, 의사소통 정도 등을 확인했다고 들었다"며 "에스엠 인수 참전 소식 직후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챙겨왔던 두나무 사외이사 자리를 없애면서 카카오와 사실상 결별을 선언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두나무 측은 카카오·JYP와의 우호적인 관계는 유지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JYP의 경우 JV 설립 계획은 철회했지만 소속 아티스트를 위한 NFT 발행을 비롯한 협력 가능한 방안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또 카카오와의 관계에 대해선 "과거 전략적 투자자로 두나무와 함께 했지만 그 역할은 점차 줄어들고 사내이사에서 카카오측 인사가 사임하면서 의사 결정에 관여하거나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