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롯데헬스케어, 240조 시장 노린다

롯데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헬스케어 사업의 닻을 올렸다. 롯데헬스케어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연 240조원에 달하는 헬스케어 시장을 공략한다. 아직은 시작 단계인 헬스케어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게 롯데그룹의 계획이다. 유망 헬스케어 업체 M&A(인수합병)을 비롯해 시니어 관련 사업과 식품 계열사들의 건강기능식품 사업 등과 협업을 주요 전략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지난 1일 이훈기 롯데지주 부사장을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롯데헬스케어 법인 설립 등기를 완료했다. 이훈기 부사장은 대표적인 롯데맨으로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을 맡고 있다. 당분간 롯데헬스케어 대표를 겸직한다. 법인 설립이 완료된 만큼 외부 채용 등을 통한 조직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 전문회사를 표방한다. 진단부터 처방, 관리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강관리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고객의 헬스 데이터를 바탕으로 운동 관리, 맞춤형 식단, 건강기능식품 추천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골자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국내 헬스케어 시장은 2020년 약 237조 원에서 2030년 약 450조원으로 연평균 6.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세계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은 2020년 1520억 달러에서 2025년 404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22%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2020년 FDA(식품의약국) 산하에 디지털헬스센터를 설립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등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원격진료나 개인 의료 데이터 활용 등 디지털헬스케어 산업과 관련한 규제가 제약요인으로 작용하며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이에 따라 운동, 식단 등 특정 영역만 다루는 플랫폼 서비스가 대부분이고 전문기업들은 스타트업 수준에 그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헬스케어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헬스케어 플랫폼의 경우 이제 시작되는 시장"이라며 "식품 대기업이나 보험업계, 의료 전문회사, 플랫폼업계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라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전자 진단, 개인 맞춤 처방 등 전문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기업들의 M&A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강화도 중요한 전략 중 하나다. 식품 사업군에서는 건강기능식품과 건강지향식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실버타운 사업과의 협업도 검토한다. 플랫폼 상의 유전자, 건강 정보에 실버타운에서 제공한 정보를 더해 입주민 대상 차별화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는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시니어복합타운 '라우어'를 건설하고 있다. 이어 서울 마곡에도 2번째 시니어복합타운 건립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