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책위 "물가상승 당분간 지속"…추경-물가 '딜레마' 풀까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가 물가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과 안전자산 선호로 인한 달러화 강세 등을 주요 요인으로 봤다.

소상공인 소실보상 등을 위한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촉구하는 민주당이 고민하는 지점이다. 대규모 추경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유능한 야당'을 내걸은 민주당이 대안으로 국민의힘과 정책 경쟁에서 우위를 보일지 관심이 모인다.


"유가 상승과 달러화 강세…물가 상승 당분간 지속"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정책위가 전날 발간한 정책현안보고서에서는 "유가 상승과 달러화 강세로 인한 물가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는 검토 의견이 담겼다.

보고서는 공급 측면에서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제유가 상승을 주요 요인으로 봤다. 또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석유류 제품 가격 상승폭이 2월 19.4%에서 지난달 31.2%로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2019년과 2020년 낮은 물가상승에 따른 기저 효과도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통계청이 전날 발표한 '2022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06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4.1%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이 4%대를 기록한 것은 2011년 12월 4.2% 이후 10년3개월 만이다.


보고서는 또 미국의 유가 상승세 진정 조치를 두고 임시방편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향후 6개월간 사상 최대 규모인 하루 100만 배럴의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는데 이는 미국 수요의 약 9일분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미국이 원유 부족 해결을 위해 이란에 유화적 태도를 보이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에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가 악화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유대 관계를 강화할 경우 불확실성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는 취지다.

기름값 상승에 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한 주유소에 가격표가 보이고 있다. 6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대비 4.14%)에서 석유류의 기여도는 1.32%포인트(p)로 집계됐다. / 사진제공=뉴시스

민주당 vs 국민의힘…'추경-물가 안정' 딜레마 해법은?
당내에서 고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을 위한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신속한 추진을 촉구하는 가운데 추경이 통화량 증가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은행 역시 전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유능한 야당'을 전면에 내세운 민주당이 추경과 동시에 물가 상승 우려를 최소화하는 대안으로 국민의힘과 정책 경쟁에서 앞서나갈지 관심이 모이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우선 정부가 발표한 3개월간 유류세 인하 폭을 30%로 확대하는 방안 외에도 물가상승에 따른 서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6일 인수위원회에 "물가를 포함해 민생 안정을 새정부 최우선 과제로 삼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종합적인 대책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서민 복지의 사각지대 해소 방안을 추경에서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추경으로) 통화량이 늘면 물가에 영향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