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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합 무산된 '동전주 ETN'…주가 널뛰기 어쩌나

머니투데이
  • 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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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13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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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ETN(상장지수증권)과 ETF(상장지수펀드) 상품을 액면분할·병합하는 방안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이들 상품의 변동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원유나 천연가스 등 동전주로 전락한 일부 ETP(ETN·ETF)들의 경우 액면병합 없이는 변동성을 통제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변동성 확대가 자칫 개인투자자들의 투기 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무부 "ETN는 주식 아닌 채권…병합 근거 없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2020년5월 'ETF·ETN 시장 건전화 방안'으로 추진했던 ETN 액면병합은 법무부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상법상 주식 이외에 채권이나 기타 증권은 분할 또는 병합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다.

ETN(상장지수증권) 병합 논의가 제기된 건 2년 전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에너지 수요 감소에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 논의까지 지지부진 하면서 2020년4월 국제 유가는 '마이너스'까지 떨어지는 역사적 사건이 벌어졌다.

문제는 이와 연동한 파생상품이다. 국제 유가 일일 수익률의 2배 수익을 추구하는 원유 레버리지 ETN은 국제 유가의 급격한 하락과 함께 주가가 급락했다.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은 2020년1월 최고 1만5510원을 기록했지만 4월말에는 300원때까지 추락했다. 다른 원유 레버리지 ETF들도 주가가 100원 단위로 떨어지며 '동전주'로 전락했다.

가격 단위가 떨어진데다 유가 반등을 기대하는 수요까지 겹치면서 일부 상품의 괴리율은 최고 2000% 이상 벌어졌다. 상품의 실제 가치보다 20배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는 의미다. 국제 유가는 곧 제자리를 찾았지만 본래 가치보다 비싸게 산 투자자들은 대부분 큰 손실을 입었다.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내 놓은 대책 중 하나가 액면병합이다. 액면병합은 둘 이상의 주식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다. 1주에 100원짜리 주식 10주를 병합하면 1000원짜리 1주가 된다. 본래 총 가치는 변함이 없지만 거래 가격이 커지면서 변동성을 제어하는 효과가 있다.

ETN 액면병합을 위해 한국거래소는 상장 규정까지 개정했지만 법무부의 반대에 막혔다. 법무부는 ETN을 파생상품의 성격을 갖는 채권으로 봤다.

ETN은 본래 이름(Exchange Traded Note)에서 알 수 있듯이 채권(note)의 성격을 갖는다. 증권사가 자사 신용으로 발행하며 채권처럼 만기가 있다. 일반적인 채권과 다른 점은 원금 보장이 되지 않고 ETN의 기초지수 수익률 만큼 발행사(증권사)가 투자자들에게 수익 지급을 약속한다는 점이다. 자본시장법에는 '파생결합증권'으로 분류된다.

상법에는 채권이나 파생결합증권의 분할 혹은 병합이 명시돼 있지 않다. 오직 주식의 분할·병합에 관해서만 언급돼 있다. 채권 등에도 같이 적용하려면 주식과 마찬가지로 분할·병합에 따르는 투자자 보호 절차나 법적 효력 등을 상법에 명시해야 한다.

법무부가 시장 규모가 작은 ETN의 원활한 거래를 위해 상법을 뜯어고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ETN 분할·병합은 사실상 추진이 불가능한 셈이다.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ETF의 분할·병합도 할 수 없다. 지난 2월 금융감독원은 ETF도 주식처럼 분할·병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상법을 개정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건 마찬가지다.

우리와 법 체계가 다른 미국은 ETN과 ETF의 분할·병합이 자유롭다. 미국의 천연가스 3배 레버리지 상품인 '벨로시티셰어즈 3X 롱 내추럴 가스'(VelocityShares 3x Long Natural Gas) ETN은 2019년12월 10주를 1주로 병합했다. 나스닥100 지수의 역으로 3배 추종하는 ETF인 SQQQ는 지속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바람에 2010년 상장한 이래 지금까지 6차례에 걸쳐 총 6400대1 주식 병합을 실시했다.




동전주 ETN 변동성 빨간불…1틱만 바뀌어도 롤러코스터



국제 유가가 반등하며 원유 레버리지 ETN은 동전주에서 벗어났지만 최근에는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상품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으며 고공행진하자 역으로 2배만큼 움직이는 인버스 레버리지(일명 곱버스) ETN 가격은 폭락했다.

12일 'QV 인버스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은 13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신한과 삼성의 원유 곱버스도 150~155원에 종가를 형성했다. 최근 급등한 천연가스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천연가스 곱버스 상품도 300~500원대에로 떨어졌다.

ETN 병합이 무산되면서 이들 상품의 변동성 관리에도 문제가 생긴다. 주식은 주가에 따라 최소 호가 단위(틱)가 1원에서 1000원까지 다양하지만 ETN과 ETF는 가격과 상관 없이 1틱에 5원이다.

LP(유동성 공급자)들이 가격을 촘촘히 제시할 수 있도록 1틱을 5원으로 설정한 것인데, 동전주가 된 ETN에는 오히려 변동성을 키우는 작용을 한다. 가격이 100원인 ETN의 경우 1틱만 올라도 변동폭은 5%다. 10원대로 떨어지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LP가 아무리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해도 괴리율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동전주 ETN의 변동성이 커지면 자칫 투자자들의 투기 심리를 부추길 우려도 있다. 작은 호가 변화에도 5~10%씩 변동성이 생긴다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가 몰린다. 2년 전 괴리율이 급속히 벌어졌던 원유 레버리지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ETN 변동성 관리를 위해 추가상장에 걸리는 기간을 단축하는 등 일부 제도를 개선했다"며 "(빠른 유동성 공급으로) 변동성과 괴리율을 어느정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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