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극찬 폭발→쓰러진 1선발→드디어 기회 쟁취, "한국 이끌 것" 찬사

두산 최승용.

"선동열 전 감독님이 인정한 투수다. 한국을 이끌 좌완 투수가 될 것이다."

팀 동료이자 선배 박세혁(32)도 찬사를 보냈다. 지난 겨울 스프링캠프서 선동열(59) 전 감독의 극찬을 받았던 좌완 최승용(21)의 이야기다.


최승용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비록 4회밖에 채우지 못하며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다시 한 번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한 피칭이었다.

경기 전 김태형 두산 감독은 최승용에 대해 "지든 이기든 해야죠.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어린이날과 LG전이라는 것 등을 떠나 본인 공을 잘 던져주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1회 무사 1루 상황을 잘 넘긴 최승용은 2회 1사 1루서 오지환에게 우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3회 1사 1루 위기를 다시 잘 극복한 뒤 4회에는 2사 2루서 1실점을 기록했다. 김민성의 타구를 허경민이 뒤로 빠트리는 실책을 범했다.


4회까지의 투구 수는 80개였다. 두산은 5회초 2점을 추가하며 8-3까지 달아났다. 5점 차. 만약 5회말에도 최승용이 마운드에 올라 리드 상태에서 1이닝을 마쳤다면 데뷔 첫 선발승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 수를 이날 경신한 최승용이었다. 결국 두산 벤치는 과감하게 교체라는 결단을 내렸다.

5일 잠실 LG전에서 역투하는 두산 최승용. /사진=뉴스1

양오초-모가중-소래고를 졸업한 최승용은 2021년 2차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불펜 투수로 활약하다가 팀 내 1선발 미란다가 최근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대체 선발 기회를 쟁취했다. 지난달 23일 잠실 LG전에서 데뷔 첫 승리를 따냈는데, 당시에는 선발승이 아닌 구원승이었다. 그리고 이날 데뷔 첫 선발승을 눈앞에 둔 상태에서 아쉽게 교체됐다.

경기 후 최승용은 "데뷔 후 가장 많은 팬 분들 앞에서 공을 던진 것 같다. 어린이날 시리즈라는 상징성 때문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정재훈 코치님이 '다른 경기와 다를 게 없다'고 말씀해주셔서 편하게 마음을 먹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다. 시작이 늦어도 열심히 하면 된다는 희망을 어린이들에게 안겨주고 싶었다"면서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제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다음 등판에서는 더욱 완벽하게 던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안방마님' 박세혁도 최승용을 칭찬했다. 박세혁은 "선동열 전 감독님도 인정했던 투수"라면서 "다만 아직은 어리기 때문에 만원 관중 앞에서 던진 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마운드에서 급해지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경험을 많이 쌓으면 한국을 이끌 좌완 투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찬사를 보냈다.

계속해서 박세혁은 "(마운드에 방문해) 너무 급해지지 말고, 심호흡도 하면서 편하게 해주려고 했다. 연습 때와 마찬가지로 형의 미트만 보고 던지라고 했다. 어린 선수들일수록 승리를 거두고 싶어 종종 급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 면을 최대한 늦춰주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최승용은 두산의 레전드 유희관과 현재 현역으로 활약 중인 팀 동료 장원준의 뒤를 이을 베어스 군단의 좌완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과연 최승용이 올 시즌 앞으로 계속해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두산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선동열 전 감독(왼쪽)이 2월 27일 두산 베어스의 스프링캠프지인 울산 문수야구장을 찾아 최승용의 투수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