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이..." 증시한파에 좌불안석 'IPO 새내기'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뉴욕증가 폭락한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환율 정보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 1월28일 이후 103일 만에 2600선이 붕괴됐다. 2022.5.10/뉴스1

타이밍이 좋지 않다. 최근 IPO(기업공개) 시장이 얼어붙으며 증시 데뷔를 앞둔 상장예정 종목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위축된 투자심리는 IPO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스텝(기준 금리 0.5% 포인트 인상) 단행 등 긴축정책이 현실화되면서 코스피 지수가 연일 연중최저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IPO 시장 분위기 역시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와 완전히 다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장을 앞둔 원스토어와 태림페이퍼는 지난 9~10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경쟁률이 기대에 훨씬 못미쳤고 주식을 사들이겠다며 참여한 기관들 대부분 공모가 하단 또는 하단을 밑도는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이날중 정확한 수요예측 결과를 발표한다. 오는 12~13일 일반청약을 받을 예정인데 시장과 회사의 근심이 가득한 상황이다.

시장 일각에선 두 회사가 공모가를 낮추고 공모주식 수를 줄이거나 아예 공모를 철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SK쉴더스는 지난 6일 코스피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글로벌 증시 불안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을 이유로 들었다.


IPO 시장이 위축된것은 앞서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흐름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2배 3배 뛰어오르던 예전 분위기가 사라진지 오래다. 증시가 약세장에 빠지면서 상장 새내기 종목 주가도 손실을 걱정해야 하는 상태다.

사상 최대 IPO였던 LG에너지솔루션 (381,500원 ▼2,000 -0.52%)은 한때 공모가에 근접한 35만5000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상장한 기업 중 시가총액 1조 이상 16개 종목 중에서 13개 종목이 지수 대비 낮은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올해 IPO로 상장한 기업(스팩 제외) 23곳 중 8곳은 희망 범위(밴드) 하단보다 낮게 공모가를 정했다. 지난해 상장한 94개 기업의 82%(77개)가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정했지만 올해 분위기는 대조적이다.

올들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신규상장한 기업 중 눈에띄는 '대어'가 없었다. 대어로 꼽혔던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월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수요 부진이 이유였다.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은 와중에도 살아남은 종목은 결국 기초체력이 뒷받침하는 기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상장한 후 지수 대비 수익률이 높은 종목은 엔켐, 현대중공업, 케이카 등이다. 이 종목들은 모두 상장 이후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

엔켐은 향후 공격적인 확장계획을 세워뒀다.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LNG선 수요 초강세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카는 중고차 시장 확대 수혜가 기대된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스토어, 마켓컬리, 쏘카는 지난해 적자에도 불구,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고 있어, 상장후 실제 펀더멘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해 이미 전망치를 하회한 상황에서,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이 지속된다면, 신규 상장될 기업에 대해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