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조 항암제 시장 노리는 K-바이오… "우리도 해볼만하다"

(서울=뉴스1) =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 코리아(BIO KOREA) 2022' 개막식에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2022.5.11/뉴스1

수십조원 규모가 예상되는 면역·세포 항암제 시장에 도전하는 국내 바이오 기업이 11일 '바이오 코리아 2022'에서 자사 핵심 파이프라인을 소개했다. 아직 개발 초기 단계지만 경쟁사 대비 뛰어난 전임상, 초기 연구 결과를 토대로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면역항암제는 2010년대 초반 처음 등장해 현재 암 치료제의 대세가 됐다. 또한 CAR-T 세포치료제가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며 항암 시장의 다음 대세를 노린다. 주요 면역항암제 제품 글로벌 매출은 오는 2024년 최대 64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세포치료제 시장은 오는 2026년 14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 코리아 2022'에서는 면역항암제를 주제로 국내 바이오 기업의 개발 동향이 소개됐다. △큐로셀 △스파크바이오 △센트릭스바이오 △와이바이오로직스 비상장 (15,000원 0.00%) △메드팩토 (8,930원 ▲190 +2.17%) 등 면역·세포 항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참여했다.

CAR-T 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큐로셀의 김건수 대표이사는 'OVIS'라는 기술을 소개했다. OVIS는 T 세포를 주입함과 동시에 미세 종양 환경 내에 암에 의한 면역 억제 현상을 극복한다. CAR-T와 면역 관문 억제 기술을 융합한 신기술이다.

김건수 대표는 "CAR-T는 1년만 투여해도 임상에서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바로 알 수 있다"며 "작은 회사도 소규모 임상으로 약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 이게 우리 비즈니스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김건수 대표는 CAR-T 세포 치료제를 개발했던 중국의 레전드바이오텍 사례를 소개했다. 레전드바이오텍은 2017년 첫 임상 결과를 발표했고 그해 겨울 존슨앤드존슨에 기술수출했다. 2018년 미국 식품의약처(FDA)에 임상 신청을 했고 올해 2월 허가받았다. 임상 신청에서 허가까지 3.7년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김건수 대표는 "국내 로컬 회사도 이런 식으로 충분히 해볼 만하다. 한국에서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가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 코리아 2022'에서 자사의 항암 신약 벡토서팁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이창섭 기자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는 항암 신약 벡토서팁의 치료 효과를 발표했다. 벡토서팁은 TGF-β 저해제로서 다양한 항암제 병용 요법으로 연구되고 있다. 암 치료제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고 암의 증식과 전이를 막는 역할을 한다.

김성진 대표는 "오는 2027년까지 면역항암제 블루오션이 온다. 빅파마들은 병용 파트너를 찾는 데 혈안이 될 것"이라며 "암은 살아남기 TGF-β를 무기로 사용해 자신을 보호하고 면역 세포를 억제한다. 벡토서팁을 사용하면 TGF-β가 억제돼 면역이 활성화되고 전이를 억제시켜 생존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재원 센트릭스바이오 대표는 새로운 면역항암제 타깃인 CD300c와 이것의 항체인 CL7을 소개했다. 전 대표는 "CD300c는 대장암 환자들에서 발견된다. 췌장암·간암에서도 CD300c 발현이 높으면 사망률이 높다는 걸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CL7 단독 투여 시 적게는 36%, 많게는 65% 종양 크기가 감소하는 걸 관찰했다"며 "대장암 동물실험에서 PD1, CTLA-4, CL7 트리플 콤비네이션을 했을 때 90%의 완전 관해가 관찰됐다"고 말했다.

박범찬 와이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은 HLA-G와 CD3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항체 항암제를 소개했다. HLA-G는 임신 중 엄마의 체내 면역계로부터의 공격에서 태아를 보호하는 단백질이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ALiCE'라고 불리는 플랫폼으로 이중항체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박 부사장은 "HLA-G는 연구가 많이 되지 않은 타깃 물질이다. 경쟁사도 임상 1상 중이거나 이제 막 1상 환자 모집을 시작했다"며 "지금 뛰어들어도 시간적으로 많이 뒤처지지 않다고 본다. 내년 말 개발 후보물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