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노화 일으키는 DNA 조각…마법의 단백질이 '청소'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최준혁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바이오분석표준그룹 박사팀이 'TREX1 단백질'이 손상된 DNA 조각을 분해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사진은 최준혁 박사 연구팀. / 사진제공=한국표준과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손상된 DNA 조각을 분해하는 단백질을 발견했다. 세포 내 DNA는 매일 자외선·흡연 등 외부요인과 체내 대사물질로 인해 조금씩 손상을 입는다. 손상된 DNA가 누적되면 노화나 암 질환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를 분해하고 제거하는 단백질을 발견한 것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최준혁 바이오분석표준그룹 박사팀이 'TREX1 단백질'이 손상된 DNA 조각을 분해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핵산 연구'에 게재했다고 12일 밝혔다. 표준연은 세계 최고 수준의 극미량 DNA 측정 기술을 보유한 기관으로 이같은 사실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

DNA 손상과 질병의 관계. / 사진제공=한국표준과학연구원

DNA는 매일 체내외 반응으로 인해 조금씩 손상을 입는다. 그런데도 DNA 내 유전정보가 보존되는 이유는 DNA를 복구하는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DNA 복구 과정에서도 일부 손상이 생기거나 이미 손상된 DNA 조각을 완전 분해하지 못해 질병 등이 생긴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TREX1 단백질이 많아지면 손상된 DNA 조각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이를 세포에서 손상된 DNA 조각이 감소하기 전 대량 분리·정제해 시험관 실험을 통해 규명했다.

최준혁 박사는 "DNA 조각들은 적절히 조절되지 않을 경우 노화와 질병의 원인이 되고 특히 암세포 내 항암치료 내성을 유발하기도 한다"며 "이번 연구는 손상된 DNA 조각을 분해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해 향후 항암치료 연구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준연은 2015년 각종 발암물질로 유발되는 DNA 손상 조각을 최초 검출한 바 있다. DNA 손상 3분 이내에 DNA 조각을 정밀 측정할 수 있다. 10 피코그램(1조분의 1) 수준의 극미량 시료까지 분석할 수 있다. 이 기술을 향후 활용하면 개인별 DNA 복구 활성도를 직접적으로 상호 비교할 수 있어 암 발생 위험도 등을 산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