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판매 1조 넘긴 1호 개량신약, 16조 中 시장 겨냥

누적판매액 1조원을 넘긴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의 중국 시장 도전이 시작된다. 국내보다 고혈압환자 수가 32배 많은 중국 시장 안착에 성공하면 국산 1호 개량신약 아모잘탄의 제 2의 도약이 가능하다. 아모잘탄을 개발한 신약 명가 한미약품 (283,500원 ▼3,000 -1.05%)의 또 다른 도전이기도 하다. 국내 제약업계의 중국 진출 성공사례로 꼽히는 한미약품의 현지 자회사 북경한미약품이 생산과 판매를 맡는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북경한미약품은 아모잘탄의 중국 출시 시점을 9월로 정하고 막바지 마케팅 전략 마련에 나선 상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아모잘탄의 한국 마케팅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중국 고혈압치료제 시장에도 도전해 의미있는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잘탄의 현지 출시명은 '뛰어나게 혈압을 낮추고 고르게 유지한다'는 뜻의 '메이야핑(美壓平)'으로 정해졌다. 아모잘탄은 고혈압을 치료하는 성분인 '암로디핀'과 '로사르탄'을 결합한 복합제다. 2009년 6월 '대한민국 1호 개량신약'으로 등재됐고 다른 성분들이 하나씩 더해지며 아모잘탄을 비롯해 아모잘탄플러스, 아모잘탄큐, 아모잘탄엑스큐 등 4종의 '아모잘탄패밀리'가 구성됐다. 각각의 성분을 따로 복약할 때보다 편의성과 약효는 높이고 약가는 낮출 수 있다는 점이 아모잘탄패밀리의 경쟁력이다.

아모잘탄패밀리는 올해 초 누적 처방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제약사가 독자 개발한 의약품으로는 최초다. 2009년 이후 누적 판매량은 11억5776만여정에 달한다. 1초당 3정씩 처방된 셈이다. 아모잘탄패밀리는 국민건강보험 재정 절감에도 크게 기여했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12년여간 아모잘탄패밀리 성분의 수입약을 각각 단일제로 복용한 경우와 비교하면 아모잘탄패밀리의 건강보험 재정 절감 효과는 약 2300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진출은 이 같은 국내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시작되는 셈이다. 현지 시장 안착에 성공할 경우 판매 효과는 막대할 전망이다. 중국의 고혈압 질환 유병률은 18세 이상 인구의 약 32%인 약 3억8000만명이다. 환자 기준으로 국내의 약 32배다. 고혈압환자 1200만명인 국내의 관련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2조원. 중국의 약가를 국내의 25% 수준으로 잡아도 현지 고혈압치료제 시장 규모는 16조원이다.


현지 생산과 판매를 맡은 북경한미약품은 1996년 출범 후 현지 영업과 마케팅 내공을 쌓은 상태다. 어린이 의약품 개발과 소아과 집중 투자 등 특화 전략을 펼쳤고 연간 매출 2000억원대 현지 제약사로 도약했다. 지난해 매출은 2887억원이었다. 북경한미약품은 아모잘탄 출시를 기점으로 주력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북경한미는 고지혈증 복합신약 '로수젯' 시판허가도 준비하고 있다.

다만, 현지 시장 안착을 위해 뚫어야 할 장벽이 만만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제약시장은 고강도 약가인하 정책과 외국제약사에 불리한 보호무역주의 등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진입장벽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한미약품은 일단 복합제로서 아모잘탄의 장점과 임상 데이터를 앞세워 시장 안착에 총력을 다할 태세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북경한미약품이 수년간 쌓은 현지 마케팅 노하우와 아모잘탄의 국내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 점유율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