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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 물적분할 규제는 금융위의 무리수?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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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국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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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26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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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물건을 팔 때 일단 높은 가격을 불러라. 상대방이 거절하면 그보다 살짝 낮은 가격을 다시 제안하라. 그러면 상대방의 마음이 쉽사리 움직인다."

닻내림 효과, 소위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에 대한 얘기다. 어떤 제안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에게 그보다 한 단계 낮은 수위로 제안하면 쉽게 설득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착시효과를 노린 꼼수인 셈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물적분할시 공시강화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시 상장심사 강화 △물적분할 반대주주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자회사 상장시 모회사 주주에 대한 신주 우선배정 등 네 가지의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시 주주보호 방안'을 밝혔다.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SK온 등 일부 대기업의 핵심성장 사업부문 물적 분할 및 '쪼개기 상장' 논란이 불거졌고 윤석열 정부도 '물적분할 관련 주주보호'를 110대 국정과제로 설정했다. 이에 금융위가 나선 것이다.

이 중 신주 우선배정안은 추후 검토해서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한다. 세간의 관심도 이 신주 우선배정안에 쏠렸다. 그만큼 얼토당토 않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 나머지 세 가지는 과연 합리적인 것일까? 전문가들은 금융위 안에 대해 "제재의 필요성과 후속여파에 대한 균형을 잃은 조치"라고 지적한다.

기업의 사업부문을 분할대상 기업의 100% 자회사로 떼내는 행위가 물적분할이다. 재작년 LG에너지솔루션 분할로 부각됐지만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이미 2010년 이후 2021년까지 12년간 377개사가 물적분할을 단행했다. 같은 기간 인적분할 기업의 수(82개)를 크게 웃돈다. 주로 사업 전문화, 투자유치, 매각, 구조조정 등 목적으로 물적분할이 실시된다.

상장사가 물적분할한 후 신설 자회사가 다시 상장하는 소위 '쪼개기 상장'은 단 17건에 불과했다. 분할 자회사가 상장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평균 4.4년이다. 즉 기업으로 하여금 물적분할 시점에서 4.4년 후 상장을 할지 말지 여부를 미리 공시하게 하고, 분할한지 4년 이상이 지난 기업에 심사 고삐를 더 죄겠다는 것이다.

또 회사를 상대로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되사가라고 요구하는 주주의 권리가 주식매수청구권이다. 상법은 주식의 포괄적 교환, 영업양수도, 합병 등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을 엄격히 제한한다. 그만큼 기업 구조재편 과정에 과도한 제한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2012년에는 웅진씽크빅-웅진패쓰원, 2014년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2019년에는 툴젠-제넥신 합병이 각각 주식매수청구권으로 좌초됐다. 그런데 이제는 모든 상장사에 물적분할시 주식매수청구권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2017~21년간 연평균 증시회전율이 470%가 넘는 상황에서 과거 모회사 주주에 신주를 우선배정하는 안은 더 말도 안된다.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면 상장사 전부를 건드릴 게 아니라 특이 사례에만 집중하면 된다. 게다가 상법 개정이 어려우니 금융위가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직접 고쳐서 도입하겠다? 그렇게 무리수를 두기에는 부작용이 너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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