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가 새로 내세운 '표적방역'…뭐가 달라지나

지난 3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COVID-19) 누적 확진자 수가 2000만명을 넘었다. 정부는 새로운 방역 정책의 기조로 '표적방역'을 제시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감염이 많이 발생하는 시설이나 취약 계층을 타깃해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이전 정부처럼 일률적 거리두기 시행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표적항암제처럼 타깃해서 방역"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3일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직책을 신설하고 정기석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정 단장은 "앞으로 자문에 그치지 않고, 특히 민간의 입장에서 정책 부분을 쉬운 언어로 해설하겠다"며 "또 경우에 따라 적극적으로 제 전문 지식을 활용해 반대 의견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새로운 코로나19 방역 기조로 '표적방역'을 제시했다.

정 단장은 "표적방역이라는 게 정부가 그동안 해왔던 고위험군을 관리했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데이터에 기반한 방역 정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가령 40대와 50대의 코로나19 사망률이 각각 0.01%·0.04%라면 50대 사망률이 훨씬 높으므로 이들을 4차 백신 접종 대상에 넣어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정 단장은 "기저질환자도 마찬가지다. 전국의 기저질환자를 모두 데이터화 해서 일일이 안내하겠다"며 "지금까지 나온 데이터와 앞으로 만들어 낼 데이터를 통해서 필요한 곳에 타깃 방역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암의 유전자를 분석해 필요한 약을 쓰는 것을 표적 항암제라고 한다"며 "마찬가지로 방역에서 인원이나 시간을 제한하는 일괄적인 규제를 피해서 꼭 필요한 부분에 방역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내 재유행 변수 '켄타우로스변이'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8.03.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1만9922명이다. 국내 총 누적 확진자 수는 2005만230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환자 발생 이후 약 2년 7개월 만에 누적 확진자 수가 2000만명을 넘었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약 5162만명)의 약 38.8%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다.

누적 확진자 수가 1000만명을 넘었을 때는 지난 3월 23일로, 국내 첫 환자 발생 이후 793일 만이다. 그러나 누적 확진자 수 1000만명이 2000만명으로 늘어날 때까지 걸린 기간은 133일에 불과했다.

'켄타우로스' 변이로 불리는 BA.2.75의 국내 확진자 수는 이날 5명 추가돼 누적 14명이다. 모두 해외여행 이력이 있는 확진자로 4명이 인도, 나머지 1명이 네팔을 다녀왔다. 5명 중 3명이 3차 접종을 완료했으며 2명은 10대 미만 미접종자다.

코로나19 유행이 급증하면서 병상 가동률도 상승하고 있다. 이날 기준 전국 중증 환자 병상 가동률은 아직 30%지만 일부 지역은 병상 부족 사태가 임박한 모습을 보였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중증 환자 병상 가동률이 50%가 넘는 곳은 부산, 경남, 전남이다"며 "준중증 환자 병상은 대전, 경북에서 80%가 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곳들은 중증·준중증 병상 재배치 같은 병상 배정을 통해 조정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정부는 향후 국내 유행 상황과 관련해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다고 봤다. 다만 BA.2.75 변이 유행 양상에 따라 이달 말 유행 정점이 지나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단장은 "BA.2.75가 다른 델타 플러스 변이처럼 우점하지 못하면서 끝나는 경우라면 이번 유행은 어느 정도 선에서 피크(정점)를 치고 내려갈 수밖에 없다"며 "걱정되는 시기는 전 국민의 면역이 골고루 떨어지게 되는 이번 겨울의 입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