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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은 6번째 개명…수백억 들여 간판 바꾸는 증권사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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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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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1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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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증권사 전경.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증권사 전경.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하나금융투자→하나증권. KTB투자증권→다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올들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잇달아 '개명'에 나서고 있다. 이름은 그 기업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인지도가 중요한 증권사 입장에선 '직관성'과 '실효성'이 가장 중요하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연내 사명변경을 목표로 고객·직원들에게 새로운 회사이름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창립 20주년을 맞아 '제 2의 창업'을 대내외에 보여주기 위해서다. 신한금융투자의 전 이름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사용한 굿모닝신한증권이다.

'금융투자'라는 명칭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고객중심'과 '투자명가'라는 회사 중장기 전략과 고객이 가장 선호하고 전문적이라고 평가하는 사명을 고려하고 있다"며 "'금융투자'라는 명칭보다는 개인고객에게 더 직관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명칭으로 고려해 브랜드 이미지 가치도 같이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 전신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6월 이사회를 열고 하나증권으로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하나증권은 이름을 자주 바꾼 편이다. 대한투자신탁(1984~2000년)으로 시작해 △대한투자신탁증권(2000~2003년) △대한투자증권(2003~2007년) △하나대투증권(2007~2015년) △하나금융투자(2015~2022년) 등을 거쳐 6번째 이름이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증권의 개명은 '증권업'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제 국내 증권사 중 사명에 '금융투자'가 들어가는곳은 DB금융투자 (4,350원 ▲55 +1.28%) 한 곳만 남게된다.

다올투자증권 (3,190원 ▲140 +4.59%)의 개명은 종합금융그룹사 이미지를 갖추기 위한 사명변경 케이스다. 전신 KTB투자증권은 KTB금융그룹과 함께 올들어 유진저축은행을 인수하며 국내외 13개 계열사를 포함한 종합금융사로 성장했다.

KTB는 전신인 한국종합기술금융(KTB)에서 시작된 이름이다. 벤처캐피탈사업을 주력하던 시절인 2000년에 붙여졌다. 다올투자증권은 '다올'이란 새 간판을 내걸면서 벤처캐피탈 주력사 이미지를 벗는다는 구상이다.

증권업계에서 사명 변경은 종종 있는 일이다. 미래에셋증권 (6,630원 ▲160 +2.47%)은 지난해 미래에셋대우에서 이름을 변경했다. 최상위권 증권사였던 대우증권을 인수하면서 수년간 브랜드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병행했지만, 미래에셋 이미지가 각인된 후 '증권'을 다시 사명에 넣어 정체성을 보여주는 선택을 했다.

메리츠증권 (5,640원 ▲60 +1.08%)은 종합금융업 라이선스가 만료돼 메리츠종금증권에서 '종금'을 뗐다. 현대차증권 (9,900원 ▲60 +0.61%)은 HMC투자증권에서 현대차투자증권으로 바꾸며 직관성을 높였고, 유안타증권은 대만 기업 유안타에 매각되면서 동양증권에서 이름을 바꿨다.

국내외 영업망 전체가 사용하는 이름을 바꾸면 그 비용만 많게는 수백억원에 달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600억원 가까이 사명변경에 따른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증권도 500억원 정도 비용이 3분기에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브랜드 영업가치나 간판 등 시설교체 등 유무형 비용의 리스크가 발생한다. 그럼에도 이름을 바꾸는 이유가 있다. 비용에도 불구하고 시대와 트렌드, 사업내용에 따라 이름을 바꾸는 선택이 비용에 비해 가치있다고 판단되면 개명이 이뤄진다.

박근혜 정부 때는 '초대형 IB'를 표방하는 증권사들이 많았다. 증권사를 뛰어 넘어 글로벌 IB로 성장한다는 목표 아래 회사 이름을 다소 거창한 '금융투자'로 바꾼 것이다. 특히 하나금융지주와 NH금융지주 등 대형 금융지주 계열사 이름에 '금융투자', '투자' 등 단어가 포함됐다.

최근 '증권'으로 복귀한 다른 배경에는 글로벌 사업 강화가 있다. 해외에서는 '금융투자'(Financial Investment)라는 단어가 익숙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영업을 하다보면 주식 리딩하는 사설업체로 오인하는 웃지못할 사례도 있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증권사(Securities)로 명확히 하면 오해가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사모펀드 부실판매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지자 사명을 바꿔 '물타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금융당국이 특히 증권사들의 '투자' 영역에 대해 고삐를 조인 영향도 일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말그대로 '간판'을 정하는 게 회사 이름"이라며 "증권사들이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들여가면서 이름을 바꾸는데는 나름대로의 간절한 사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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