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후 몇 달째 피곤"…직장 복귀 안한 미국인 최대 400만 명

/로이터=뉴스1

코로나19 장기 후유증 '롱코비드'(Long-Covid)로 미국 내 노동인구 수백만명이 줄어 연간 수백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는 이날 인구조사국의 지난 6월 가구동향조사(HPS) 결과 자료를 분석해 "미국인 최소 200만명에서 최대 400만명이 롱코비드 증후군으로 일을 하지 않아 연간 임금 손실액이 1700억 달러(약 227조97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1월 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언급된 롱코비드 실직자 수보다 최대 2.5배가 많은 수치다.


앞서 1월 연구소는 롱코비드 증후군이 미국 내 팬데믹 기간 채워지지 않은 일자리 15% 규모의 실직을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롱코비드 증후군은 코로나19 확진 후 원인 모를 여러 증상이 한동안 이어지는 후유증이다. 주로 호흡곤란, 피로감, 후각·미각 상실, 근육통, 잔기침, 우울·불안 등의 증상이 수개월 지속되면 롱코비드 증후군으로 분류한다.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조사에 따르면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중 24.1%가 3개월 이상 호흡곤란 등 후유증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WSJ은 "코로나19 감염 당시 증상이 심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롱코비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이날 보고서에서 "노동 인력으로 분류되는 18~65세 미국인 1600만명가량이 롱코비드 증후군을 겪는 것으로 추정됐고, 이 중 200만~400만명이 해당 증후군으로 직장으로 돌아오지 않은 상태"라며 "정부가 필요한 정책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미 노동시장의 인력부족 사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케이티 바흐 선임 연구원은 현재 미국 노동인구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전인 2020년 초보다 60만가량 감소했다며 롱코비드가 노동시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FPBBNews=뉴스1

보고서는 롱코비드가 직장인은 물론 미국 가정 나아가 국가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강으로 인한 실직이 가계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또 롱코비드를 겪는 다른 가족들을 간호하느라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텍사스대 보건과학센터의 재활의학과 교수이자 코로나19 회복 클리닉 소장인 모니카 베르두스코 구티에레즈는 "많은 롱코비드 환자가 직장으로 복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대부분 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데이비드 커틀러 하버드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롱코비드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3조7000억 달러(약 4946조5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미국 이외 영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롱코비드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전 위원은 지난 5월 연설에서 "롱코비드 여파로 노동인력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1.3% 감소했다"고 밝혔고,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인력 손실이 나타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