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번째…中 '세계 최대' 선전 전자 도매상가 또 막았다

29일(현지시간)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일부 지역이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봉쇄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고강도 코로나19 방역 정책인 '제로 코로나' 기조에 산업계가 다시 긴장하고 있다. 10여 명에 불과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에 한국 등 외국 기업이 자주 찾는 세계 최대 전자 도매상가가 또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29일 로이터통신·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남부의 '기술 허브'인 광둥성 선전시는 코로나19 신규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부터 내달 2일까지 세계 최대 전자 도매상가인 화창베이(華强北)를 봉쇄하기로 했다. 또 푸톈구와 뤄후구 일대의 지하철역 24곳을 폐쇄하기로 했다. 푸톈구는 내달 2일까지 영화관, 노래방 등의 상업시설 운영도 임시 중단한다.


선전시 당국의 이번 조치는 중앙정부의 '제로 코로나' 기조 속 최근 선전시 일대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발효됐다. SCMP에 따르면 당국은 지난 28일 11명의 신규 확진자 확인에 지역별 부문 봉쇄를 결정했다. 29일에도 유증상 9명, 무증상 2명 총 11명의 신규 감염이 확인됐다.

보도에 따르면 화창베이 입주상점 상인들은 29일 건물 폐쇄 소식을 접했고, 상가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은 봉쇄 기간 자택에 머무르며 매일 핵산(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화창베이의 폐쇄는 지난 3월과 6월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선전시는 지난 3월 신규 확진자 86명(무증상 11명) 보고에 일주일간 도시를 봉쇄했고, 6월에는 일부 쇼핑센터와 사무실 건물 등을 부분적으로 폐쇄했었다.

중국의 '기술허브' 선전에 있는 세계 최대 전자도매상가 '화창베이' /AFPBBNews=뉴스1

화창베이는 입주점포 4만여 개·종사자 22만여 명인 세계 최대 전자상가로 연간 거래액이 2000억 위안(약 38조98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시장조사, 부품 조달, 생산 및 유통 등의 과정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어 외국기업 관계자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선전시의 이번 봉쇄 조치가 세계 공급망에 다시 한번 타격을 줄 거란 우려가 나온다.

선전은 화웨이, 텐센트 등 세계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이 집중된 '기술 허브'로, 현지 산업시설 운영이 중단되면 세계 공급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봉쇄 당시 애플의 최대 생산업체인 폭스콘의 선전공장 가동이 멈춰 아이폰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 바 있다.

SCMP에 따르면 선전시 당국은 화웨이, SMIC, 폭스콘 등 주요 업체에 생산공장 직원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폐쇄 루프' 정책을 일주일간 시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공장 가동은 아직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폐쇄 루프' 내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 공장 가동이 즉시 멈출 수 있다.

SCMP는 "2020년 기준 선전시의 하이테크산업은 지역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했다"며 "화창베이의 일시 봉쇄는 공급망에 새로운 위험을 가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전시 이외 수도 베이징 인근 도시 스자좡시도 늘어난 확진자 수에 부분적 봉쇄에 돌입했다. 인구 1100만명인 허베이성의 성도인 스자좡시는 지난 28일 오후부터 도시 전체의 버스, 지하철 운행을 중단했다. 또 확진자가 나온 4개 구역을 봉쇄하고, 해당 구역 내 생필품 서비스·감염병 관리 관련 시설을 제외한 모든 상업시설을 폐쇄했다. 해당 구역 거주자 모두에게는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허베이성의 다른 도시 줘저우시는 지난 23일부터 도시 전체를 봉쇄했다. 베이징과 고속철도로 30분 거리에 있는 톈진시는 28일 기준 신규 확진자 31명 보고에 1400만명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를 시작했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29일 기준 본토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717명(유증상 349명, 무증상 1368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