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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투자한 건 메타버스가 아니다? '5조달러' 시장을 의심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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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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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0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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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株 폭락, 신기술? 신기루?]③

내가 투자한 건 메타버스가 아니다? '5조달러' 시장을 의심하는 이유
5조 달러.(6800조원)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맥킨지앤컴퍼니가 예상한 메타버스 산업 규모다. 맥킨지는 지난 6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현재 2000억~3000억달러 규모인 메타버스 산업이 2030년에는 5조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봤다. 8년 간 25배 성장이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26배, 세계 3위 경제 대국인 일본의 GDP(국내총생산)와 맞먹는 규모다.

전문가 대다수는 메타버스 성장의 방향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메타버스 산업에 수백조원이 몰리고 소비자들의 경험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게 그 증거다.

문제는 속도다. 우리가 상상하는 메타버스 기술이 본격적으로 구현되고 일상에 깊이 침투하기까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을 내다본다. 긴 투자의 시계열에서 변동성을 인내하면서 주도주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방향성은 명확하나 아직은 메타버스 투자가 이르다고 지적하는 이유 중 하나다.




투자 늘고 소비자 변화…성장성은 뚜렷



내가 투자한 건 메타버스가 아니다? '5조달러' 시장을 의심하는 이유
6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새로운 기술이 실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은 3가지다. 기업의 투자, 기술의 방향성, 소비자들의 인식이다. 김수정 미래에셋자산운용 매니저는 "기업의 끊임없는 투자를 바탕으로 기술 발전의 방향성이 정해지고 이를 사람들이 소비해야 산업이 형성된다"며 "3가지를 기준으로 보면 메타버스 산업은 진짜로 성장중인 산업"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들의 메타버스 관련 투자는 매년 급격하게 늘고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2020년 290억달러 였던 메타버스 투자는 지난해 570억 달러로 2배 증가했다. 올해는 5월까지 1000억달러 이상 투자됐다. 이미 지난해 총 투자금액을 훌쩍 넘은 규모다.

대표적인 사례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다. 690억 달러 규모의 빅딜이다. 인수 목적은 '메타버스 사업 강화'다. MS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메타버스 사업에서 게임 IP(지적재산권)과 콘텐츠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MS는 윈도우 운영체계가 PC(개인용 컴퓨터)의 보급과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처럼 메타버스 역시 차세대 인터넷 세상을 이끌 핵심 기술로 보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화상회의 플랫폼 '팀즈'(Teams), VR(가상현실)·AR(증강현실)기기인 '홀로렌즈', 메타버스 가상공간 '메쉬'(Mesh) 등이 대표적이다.

MS뿐 아니라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메타버스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린다. 페이스북은 사명 마저 '메타 플랫폼'으로 바꾸고 VR 기기를 만드는 리얼리티 랩 사업부에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나이키는 메타버스 세계에서 신을 수 있는 NFT(대체불가능토큰) 운동화를 발행했고 구찌 등 유명 명품 브랜드도 NFT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대기업의 관심과 투자가 몰린다는 건 '돈이 되는 사업'이라는 의미다.

소비자들의 관심도 변화한다. 지난해 말 미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메타버스 관련 서비스를 이용 중이거나 이용을 고려 중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74%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66%는 메타버스가 소셜 미디어를 완전히 혹은 부분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봤다.

김 매니저는 "미국 소비자들은 최근 1년 동안 약 219달러를 디지털 자산에 썼는데 그 중 30%는 메타버스 관련 소비였다"며 "메타버스 내 개인 소비가 늘어난다는 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버스 실체가 있나? 의심 못 거두는 이유



아직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시각도 많다. 가장 큰 이유는 '도대체 메타버스가 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정의조차 명확하지 않은 산업에 '성장성이 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는 지적이다.

메타버스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학자들마다 조금씩 다르다. 말 그대로 풀어보면 '가상(Meta) 세계(verse)'다. 현실세계에서의 경험을 가상세계까지 확장한다는 의미다. 개념은 단순해보여도 산업을 정의하긴 쉽지 않다. 메타버가 관여하는 업역이 굉장히 넓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ETF(상장지수펀드)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 라운드힐인베스트먼트의 메튜 볼 대표는 메타버스에 대해 '현실과 유사한 경험이 가상세계에서 실시간으로 일어나고, 중간에 멈추거나 중단되지 않으며, 경험이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어야 한다'고 정의했다.

물건을 사거나 돈을 버는 경제활동이 있어야 하고 네트워크 간에는 경계가 없어야 한다. 한 마디로 모든 것이 연결되는 현실세계의 확장판이 돼야한다는 의미다.

이런 특징들을 실현하기 위해선 다양한 산업군에서 기술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 현실과 유사한 가상세계를 구현할 수 있는 그래픽 기술이 있어야 하고 이를 끊김 없이 유지할 수 있는 반도체 처리 속도와 초고속 인터넷, 대용량의 데이터센터가 뒷받침해야 한다.

현실의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VR·AR기기, 가상세계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도 필요하다. 메타버스 경제 시스템은 가상자산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재화나 아이템은 NFT로 거래된다. 지불수단은 '코인'이다. 기저에는 해킹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블록체인이 있다.

반도체, 데이터센터, VR·AR, 콘텐츠, 가상자산 등은 이미 실체가 있는 산업이다. '메타버스는 실체가 없다'는 비판에 대한 반박이다.

중요한 건 진정한 메타버스 생태계가 언제 본격화할 것이냐다. 실체가 있고 성장 방향성이 명확해도 그런 세계가 몇 십년 뒤에나 온다면 지금 메타버스 산업에 투자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

맥킨지는 보고서를 통해 "사람들이 상상하는 메타버스를 제대로 구현하기엔 현재 컴퓨팅 성능은 너무 약하고 네크워크는 느리다"며 "그래픽 엔진은 기하급수적으로 더 강력해져야 하고 하드웨어도 더 발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메타버스가 유망 산업인 것은 맞지만 제대로 구현되기 까지 적어도 5년에서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그 사이 주도주가 바뀔 수도 있고 변동성도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메타버스인데 메타버스가 아닌 아이러니



메타버스 투자에 의심이 생기는 또 다른 이유는 '지금 우리가 투자하는 메타버스가 메타버스 맞냐'는 의구심이다.

현재 국내에 상장한 메타버스 테마 ETF들을 보면 대부분 인터넷, 게임, 엔터테인먼트 업종이 구성종목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모두 메타버스와 관련있는 업종이긴 하지만 주가는 별개다. 주가를 움직이는 핵심 비즈니스는 대부분 메타버스와 상관 없는 경우가 많다.

네이버의 경우 자회사가 서비스하는 메타버스 사업인 '제패토'로 인해 대부분 메타버스 ETF에서 주요 구성 종목으로 들어가 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제패토 매출은 400억원으로 네이버 전체 매출의 0.6%에 불과하다. 메타버스 기대감 하나만으로 네이버 주가를 움직이기엔 역부족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메타버스 사업 대부분은 대기업 매출의 일부분이거나 간접적 관련성 정도만 있을 뿐"이라며 "메타버스 ETF를 구성하는 종목 대부분이 실제론 메타버스와 연계성이 적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과 유동성 축소 등 성장주에 불리한 금융환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메타버스 투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고태훈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본부장은 "지난해 메타버스 테마가 뜰 때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생각하지 않고 샀다면 지금은 의미있는 확장성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며 "실제 접근 가능한 시장이 어느정도인지 냉정하게 따져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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