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보당국 "물자 바닥난 러시아, 북한에서 포탄·로켓 사고 있다"

(미콜라이우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 인근의 포도밭에 러시아 군이 발사한 포탄의 잔해 더미가 보인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방 국가들의 수출 통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포탄과 로켓을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수백만 발의 포탄과 로켓을 구입하고 있다는 정보를 최근 기밀 해제했다. 하지만 정확한 무기의 종류나 선적 시기, 규모에 대한 세부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기밀해제는 러시아가 이란산 드론을 처음 선적한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라며 "미 정부 관리들은 러시아가 이란과 북한으로 눈을 돌린 것은 미국과 유럽이 부과한 경제재재와 수출 통제가 러시아군의 군수물자 확보 능력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가 단거리 로켓과 포탄을 넘어 향후 북한 군수장비를 추가로 구매하는 것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북한과의 이번 거래는 모스크바의 절박한 상황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분석이다. 해외로부터 군수물자 공급이 끊긴 러시아가 전쟁에 필요한 가장 단순한 무기조차 생산할 수 없게 됐다는 진단이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군사전문가인 프레데릭 카간은 "북한이 생산하는 152밀리미터 포탄이나 카투샤식 로켓에는 첨단 기술이 사용되지 않았다"며 "크렘린궁이 북한에게 포탄이나 로켓을 구입해야 하는 유일한 이유는 가장 기본적인 수준의 물자를 생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의 군사력에 타격을 주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취해왔다. 특히 러시아가 무기나 그 무기를 만들 수 있는 전자기기들을 구입할 수 없도록 막았다. 러시아는 중국이 이같은 수출 규제에 참여하지 않기를 희망했지만, 중국은 지금까지 러시아군에게 관련 장비나 부품을 판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장관은 중국 최대 반도체 생산업체인 SMIC와 다른 업체들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위반할 경우, 미국은 이들이 필요로 하는 미국 기술에 대한 접근을 차단해 사실상 사업을 막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가 더 많은 포탄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스크바가 직면한 문제가 단순히 최첨단 전차나 정밀 미사일의 첨단 부품 부족 정도의 수준을 넘어 훨씬 더 심각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러시아의 정밀무기 비축량이 바닥을 보이면서 러시아군이 미사일 대신 재래식 포격 중심의 공격으로 전략을 바꾼 것도 이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몇 주 동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탄약고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이 제공한 하이모빌리티 로켓시스템(HIMARS)을 사용해 러시아군의 전후방을 공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