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외도·경찰압박에 40대男 극단 선택…경찰 "사실 아냐"

/사진=포천경찰서 공지 화면 갈무리

최근 한 40대 남성이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여성 수사관이 범죄 혐의를 단정 지어 놓은 채 수사해 억울하다는 글을 남긴 채 극단 선택을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해당 경찰서에 항의 글을 쏟아내는 가운데 경찰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9일 경기 포천경찰서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변사자의 가정폭력 사건 관련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포천경찰서는 "변사자의 배우자가 가정폭력 고소장을 제출해 담당 수사관이 수사를 진행했고, 피해자 진술과 가정폭력 사실을 인정한 변사자 진술과 보강증거 등을 토대로 혐의가 인정돼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고 검찰에서 벌금 처분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담당 수사관이 겁박이나 회유 등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근거 없는 비방과 부적절한 글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14일 새벽 6시 2분쯤 포천 선단동의 창고에서 40대 A씨가 숨져있는 것을 창고 주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A씨의 아버지와 아내, 아이들에게 남긴 유서 3장이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가 아내의 외도와 관련해 공개한 SNS 대화 사진들/사진=A씨 제공

A씨는 숨지기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내 외도 폭로와 아내 신고로 인한 경찰 수사에서 겁박과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장문의 글을 남겼다.


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 아내가 오랜 시간 외도해 왔고 지난해에는 상대 남성 아내로부터 소송을 당해 위자료 1500만원까지 지급한 것을 알게 됐다. 이에 A씨는 이혼 소송을 준비했고 아내는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한 뒤 아이들을 데리고 잠적한 뒤 A씨를 가정 폭력과 아동 학대 등으로 고소했다.

지난 5월 경찰에 불려간 A씨는 아내가 가정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시간 때에 신용카드 사용 등을 증거로 혐의를 부인했지만 담당 경찰관은 믿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글에서 A씨는 "담당 수사관이 '아내가 쉼터에 있어 유리하다. 때렸든 안 때렸든 아내 말로만 기소될 수 있다. 혐의를 인정하면 아내가 돌아올 거다. 끝까지 인정 안 하면 큰 벌 받는다'고 해 혐의를 인정했다"며 "그런데 아내는 돌아오지 않았고 아이들도 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포천경찰서 게시판에 비판 글을 계속 올리고 있다. 특히 해당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관에 대한 직접적 비판이 이어졌으며, 포천경찰서를 관할하는 경기북부경찰청 게시판에도 항의 글이 등록되고 있다.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겁박이나 회유는 혐의를 부인해야 할 수 있는 것인데 A씨는 순수하게 혐의를 인정했다"며 "수사 과정과 법원 판결 이후에도 수사기관에 이의제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아동학대는 A씨도 아내를 맞고소한 상태로 현재 경기북부경찰청 여청수사대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