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못올린 우유업체... 3분기 실적 부진 전망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사진= 뉴시스

우유업체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고환율이 겹친 데다 주력 판매 제품인 우유 가격은 올리지 못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한 때문이다. 낙농진흥회에서 원유기본가격을 인상하면 우유 가격을 높이며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복수 증권사 전망치 평균) 자료에 따르면 매일유업 (45,650원 ▲3,950 +9.47%)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426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재료 단가 상승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덴마크 대니쉬 우유' 등 유제품을 판매하는 동원F&B (40,350원 ▲3,200 +8.61%)도 비슷하다.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1조1006억원으로 예상되나 이 기간 영업이익은 495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부 증권사는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업계에선 남양유업 (516,000원 ▲7,000 +1.38%)의 영업적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남양유업의 상반기 영업적자는 422억원이다. 전년 동기 347억원 영업적자보다 크다.

유업계는 원재료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체 매출에서 비중이 큰 우유 제품의 가격을 올리지 않은 것을 실적 부진의 한 원인으로 꼽는다. 유업체 관계자는 "하반기 원재료 가격과 환율이 오른 데다 물류비도 증가해 경영 부담이 커졌다"며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우유의 경우 아직 원재료가 인상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않아 3분기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낙농진흥회가 원유기본가격 인상폭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데, 확정되면 유업체들이 원재료가 상승과 실적 악화를 이유로 우유 가격을 잇따라 올릴 가능성이 크다. 유업계 관계자는 "원유기본가격이 오르면 원재료 가격이 모두 상승하는 것이라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서울우유를 필두로 대부분의 유업체들이 우유 가격을 상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출산에 따른 분유·우유 시장 감소, 해외 제품의 유입 등도 유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또 다른 이유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분유시장은 2017년 4314억원에서 2020년 3046억원, 지난해 2789억원으로 감소했다. 국내 분유 시장 내 독일 기업 힙(Hipp)의 점유율 상승도 눈에 띈다. 2018년 1.1%에서 올해 9.8%로 오르며 일동후디스(점유율 8.6%)를 제치고 남양유업, 매일유업, 롯데제과에 이어 점유율 순위 4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