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맨파' PD에게 각종 논란에 대해 물었다

최정남 PD, 사진제공=Mnet

지금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꼽자면 단연코 Mnet '스트릿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다. '스맨파'는 국내 댄스신에 몸담고 있는 전문 남자 댄서 크루의 배틀을 큰 줄기로 삼고 대중에게 K-댄스 입덕을 안내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수많은 스타 여성 댄서들을 배출한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의 남성 버전이다. 본 프로그램은 배틀 위주로 경력을 다져온 스트리트 신이나 안무를 전문으로 하는 코레오그래피 댄서들을 적절하게 배치해 다채로운 무브를 보여줌과 동시에 이들의 춤에 대한 열정과 사랑 그리고 댄서들 간의 화합과 치열한 경쟁을 그려낸다.


'스맨파' 역시 '스우파' 못지않은 인기를 끌며 방송에서 나온 안무의 챌린지 열풍과 미션 음원이 1위를 하는 등의 저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영제이, 트릭스, 바타, 인규 등 스타로서 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댄서들도 여럿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집중된 관심 속에 논란도 함께 피어났다. 제작발표회에서의 성차별적인 CP 발언, 저지 심사, 매끄럽지 못한 음원 사용, 출연자 분량 등 많은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스맨파'의 간지러운 부분에 대해 총연출을 맡고 있는 최정남 PD를 직접 만나 시원하게 물었다.

최정남 PD, 사진제공=Mnet

'스맨파'에 대한 대중 반응이 '스우파' 때보다 좀 더뎠어요.


"미션 자체가 '스맨파'와 '스우파'가 달라진 게 없기 때문에 '작년에 봤던 거네'라고 느끼셨던 것 같아요. '스맨파'에서 달리 보여주고자 한 건 미션 안에서 보다 다양한 댄서들이 돋보일 수 있도록 구성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메가크루 미션의 경우도 작년에는 리더가 혼자 디렉팅을 했다면 이번에는 세 명으로 나눠서 좀더 많은 댄서들이 조명받을 수 있게끔 디테일하게 구간을 나눴어요. '스맨파'는 댄서 모두가 조명받을 수 있도록 역할 구성을 구상했어요."



많은 댄서들이 고루 주목받을 수 있도록 구상한 것 외에 또 염두에 둔 방향성이 있을까요?


"작년과 다르게 댄스 비디오의 퀄리티를 좀더 내고 싶었어요. '헤이 마마' 안무가 많이 회자되면서 연출자 입장에서 이번 시즌에는 그러한 콘텐츠를 좀더 수준 높게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스우파'를 하면서 댄서들을 위한 음원이 있으면 그걸 활용해서 저작권에 방해받지 않고 쓸 수 있는 곡이 될 수 있거라고 생각해서 음원에도 신경을 기울였어요."


메가크루 음원은 오히려 크루의 매력을 떨어트렸다는 시청자 지적도 꽤 있어요.


"'스우파' 메가크루에서 각 크루들이 다양한 음원을 믹스로 활용하는 걸 보고 그 일환으로 크루만을 위한 음원을 제작해서 제공한 거였어요. 시청자 분들이 많이 오해하셨을 부분이 있었죠. 곡 선정은 작년에 '스우파'를 하면서부터 크루와 어울리는 곡을 A&R팀과 많이 상의하고 공유했어요. 팀 색깔과 장르를 분류하고 공부해서 가장 어울릴 수 있는 음원들을 제공드렸습니다. 서둘러서 만든 음원이 아닌 최대한 크루들의 서포팅을 위해서 그들에게 어울리는 음원을 만들고자 했어요."


코레오그래피와 스트리트 신의 장단점이 다른 만큼 미션의 안배가 필요했을 것 같아요.


"미션들 중에서 안무를 창작해야 하는 코레오그래피 쪽에 강한 미션도 있고 배틀이라고 하는 프리스타일에 적합한 스트리트 신을 위한 구성도 있어서 어느 한 쪽보다는 두 가지를 다 소화할 수 있는 구성을 다 잘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어요. 코레오 신을 이끌고 있는 댄서들도 처음 춤을 시작했을 때는 팝핀이나 스트리트로 시작한 분들이 많아서 충분히 배틀러로서도 활약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스트리트 신에 있던 분들도 대회를 통해서 다양한 퍼포먼스를 짠 경력도 있어서 기대감이 있었죠."


여덟 팀의 '스맨파' 크루 선정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크루들을 미팅할 때 다양한 눈으로 보려고 했어요. 이 댄서가 시청자 분들에게 실력적으로 리스펙트를 받을 수 있는 댄서인지, 또 어떤 모습까지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 예측하면서 출연자 미팅을 오랫동안 했어요. 한번 만나서 결정짓기보다는 최소 네 번은 만나고 출연을 결정지었어요. 또 출연진 선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크루가 결성되고 함께해 온 시간이 길었는지였어요. 팀에 역사가 있으면 연대나 서사에 있어서 시청자분들에게 더 잘 닿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스맨파' 출연 크루 미팅을 하면서 만난 분들 중에 급조된 팀들도 많았었거든요. 그런 팀들은 팀원들 간의 어색함이 느껴지더라고요. 대중들이 원하는 진짜 댄스 크루의 모습은 급하게 결성된 팀들에게는 보기 힘들지 않을까 했어요."


권영찬 CP의 제작발표회 발언이 논란이 됐어요. '스맨파'와 '스우파'의 차별점에 대해 다시 입장을 밝히자면요?


"먼저 그 발언에 대해서는 제작진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회사 차원에서도 다양성과 감수성에 대한 워크숍도 진행하면서 조금 더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도록 하려고 했어요. 그 질문에 대해서 다시 답을 하자면 댄서들의 퍼포먼스라고 이야기를 하고자 해요. 공통점은 여자나 남자나 다 프로 의식도 있고 뛰어난 춤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죠. 다른 점은 남성 댄서들 무브의 힘이 크다는 거죠. 여성 댄서들의 특징은 안무를 짤 때 엄청 디테일하다는 점이고요. 섬세함과 힘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지들의 심사 기준에 대해서도 여러 논란의 말이 나왔어요.


"보아 저지가 악플을 받아서 제작진이 굉장히 속상했던 부분이었어요. 심사평은 촬영분에 오롯이 잘 담겼는데 분량 조절 등 때문에 제작진 입장에서 시청자 분들이 이해할 수 있게 담아내는 과정에서 미흡했어요. '스트릿' 시리즈를 만들면서 대중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가장 고민을 했어요. 장르가 섞이게 되면 대중 분들이 보기에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대중적인 친근감을 이끌 수 있는 보아, 은혁, 우영 씨를 저지로 모셨어요. 대중적인 면으로는 세 분 모두 리스펙트 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저지라는 위치는 사실 전문 댄스 심사위원의 평이라도 한쪽 편이 정해지는 순간 심사에 대해 말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 그러기 때문에 저희도 고민을 많이 했지만 대중성으로 춤을 봐주고 평을 해줄 수 있는 분이 저지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공교롭게 심사 논란이 일고 킨지즈 마이크송이 메가크루의 스페셜 저지를 봤어요. 논란을 어느 정도 의식한 장치였을까요?


"그 부분을 의식했다기보다는 마이크송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저지들과도 상의를 하고 스페셜 저지로 함께 심사하게 됐어요. 보아, 우영, 은혁 씨가 워낙 리스펙트하고 잘 알고 계신 분이라 분위기 좋게 촬영했어요. 마이크송은 한국 댄서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고 이해가 좋았어요. 앞으로도 스페셜 저지나 다른 댄서들의 시선을 넣으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금 저지 분들도 자기 주관으로 잘 평가해주고 계시다고 생각해요. 심사에 있어서는 제작진들은 저지에 대한 리스펙트가 있어요. 심사평을 방송에 담는 과정에 있어서 한계가 있어 미처 전달이 되지 않은 부분들이 논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지금 현장에서는 심사평을 최대한 시청자 분들에게 잘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방송 초반에 댄스보다 '빌런' 등 댄서들의 캐릭터성에 대한 연출이 좀 더 짙게 느껴졌어요.


"저희는 계속 미션 안에서 서사 중심으로 내용을 펼쳐내는데 그 부분에서 위댐보이즈의 인규 씨나 이 외의 멤버들이 조금 더 표현이 자연스러웠어요. 그게 리얼한 부분이어서 방송에서 많이 쓰게 됐죠. 뛰어난 댄서이기 때문에 캐릭터가 강조되더라도 실력으로 결국 리스펙트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1, 2회에서 분량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주셨고, 그 이후에 진행되는 부분은 크루의 퍼포먼스였기 때문에 오롯이 댄스가 담기도록 구성을 짜놓은 상황이에요. 배틀의 경우는 채널을 통해서 추가로 공개할 예정도 있습니다. 앞으로는 크루 자체를 조명할 듯해요."


앞으로 기대해 볼 만한 포인트를 귀띔해준다면요?


"앞으로도 비슷하게 진행될 예정이에요. 디테일 적으로 다른 장르의 댄서 분들과 무대를 한다던가 등의 꼭 스트리트 신에 있는 분들뿐만 아니라 클래식이나 현대무용 등 다른 장르와 만났을 때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도 생각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