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껍질을 친환경 포장재로?…"순환자원으로 인정해주세요"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13일 제주시 제주경제통산진흥원에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제주지역본부와 '에스오에스 토크(S.O.S. Talk, 중소기업 간담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중소기업 옴부즈만 제공

감귤 착즙 공정 중에 생기는 껍질과 부산물인 '감귤박'을 친환경 포장재로 재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제주도에서 매년 5~6만톤(t)씩 배출되는 감귤박을 순환자원으로 인정해달라는 중소기업의 건의에 따른 것이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13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제주지역본부와 '에스오에스 토크(S.O.S. Talk, 중소기업 간담회)' 행사를 개최한 자리에서 이 같은 제주지역 기업의 규제개선 건의를 청취했다고 밝혔다.


S.O.S Talk는 중소기업 옴부즈만과 중진공이 지역 중소벤처기업의 규제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2015년부터 공동으로 개최해 온 합동 간담회로, 매년 14∼16차례 개최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영훈 (주)일해 대표는 감귤박에 대한 재활용 승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현행 폐기물관리 법령에 따르면 감귤을 착즙하고 남은 껍질과 부산물인 감귤박은 식물성 잔재물로 분류돼 비료나 사료로 활용되거나 폐기물로 버려지고 있다.


그러나 감귤박이 순환자원으로 인정되면 친환경 포장재 등으로 재활용될 수 있다는 게 관련 업체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제주도에서 매년 발생하는 감귤박은 유해성이 적고 자원으로서의 활용 가치가 높은 물질"이라며 "현재 순환자원으로 인정되지 않아 사료 생산 또는 폐기물로 처리되는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귤박을 활용해 골판지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이미 확보돼 있다"며 "감귤박 사용 용도를 사료·비료 등으로 제한하지 말고, 종이 및 친환경 포장재 제품의 원료 등으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허용 범위를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옴부즈만에 따르면 감귤박 및 폐지 찌꺼기를 적합한 비율로 배합하면 농수산물 골판지상자 제조용 원지로 이용하기에 탁월한 원지를 제조할 수 있고, 제주도 내 감귤 및 농수산물 골판지상자 원가를 낮춰 감귤 생산 농가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 제주도 내 감귤가공공장의 감귤박 폐기물을 재활용해 환경오염 방지와 함께 폐기물처리 비용이 크게 절감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에 박주봉 옴부즈만은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위기와 환경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자원재활용의 중요성에 깊이 공감한다"며 "현재 감귤박에 대한 재활용 기준이 부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종이 및 친환경 포장재 원료 등으로 재활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선 먼저 환경과 인체 위해성, 제품 품질 등에 대한 검증을 통한 재활용 기준 마련이 선행돼야 한 만큼 이를 위해 소관 행정기관인 환경부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이날 간담회에선 제주의 천혜자원인 국가어항에 대한 활용 범위를 늘려달라는 제안도 나왔다. '어촌관광을 위한 시설의 범위'에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캠핑장을 포함해달라는 건의다.

B기업은 "국가어항 인근은 바다와 가깝고 기반시설도 갖춰져 있어 최근 캠핑 목적의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는데 현행 어촌·어항법 시행령에 규정한 '어촌관광을 위한 시설의 범위'에는 야영장 시설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캠핑 장소가 부족해 불법 캠핑이 이뤄지고, 인근 어촌민의 피해 및 안전사고 발생 등이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옴부즈만의 건의를 접수한 해양수산부는 건의를 수용하겠다고 회신했다.

현행 '숙박시설·목욕시설·오락시설 등 관광객을 위한 휴게시설' 설치가 가능하다는 조항에 따라 일부 어항에서는 이미 유사 시설인 캠핑장 등을 설치·운영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이 건의 사항을 향후 시행령 개정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이날 간담회에 참가한 중소벤처기업들은 △수도법상 공장설립 제한지역 내 소규모 업체의 식품 제조가공업 입지 제한 완화 △반려동물을 위한 사료 판매 요건 완화 및 가이드라인 제정 △부산물 비료 생산원료 사용 제한 완화 등의 규제 및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박 옴부즈만은 "청정바이오와 그린에너지 분야에서 혁신을 선도하는 제주지역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규제 개선을 통해 중소벤처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