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선거 판세 뒤집기 어렵네…역시 '경제' 때문에

미국 중간선거(11월 8일)를 앞두고 여당인 민주당이 여전히 공화당에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반을 나눠 갖고 있는 상원에서도 민주당의 승리는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워싱턴 로이터=뉴스1) 권진영 기자 =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캠퍼스 강당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학자금 대출 탕감 프로그램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 CBS뉴스가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와 함께 지난 12~14일(현지시간) 2068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435석 전체가 바뀔 하원 선거 예상도에서 공화당이 224석을 얻고, 민주당은 211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민주당 220석, 공화당 212석, 공석 3석으로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 지형이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이다.


CBS는 "공화당이 하원 선거에서 앞서고 있다. 경제 악화에 대한 우려 속에 민주당의 가속세는 멈췄다"고 진단했다.

CBS-유고브 7월 조사에서는 공화당이 230석, 민주당이 205석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는데, 8월에는 공화당 226석 민주당 209석으로, 9월 공화당 223석 민주당 212석으로 격차가 조금씩 좁혀졌다. 하지만 이번 달 조사에서는 그 격차가 다시 확대됐다.

대통령 임기 중 치르는 중간선거는 대체로 집권여당에 불리하지만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은 지난 여름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졌다. 지난 6월 보수 성향의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임신중절 권리를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후 여성들의 유권자 등록이 증가했다. 7~8월에 국제 유가가 하락한 것도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엔 호재가 됐다. 여론조사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도 지난 6월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될 확률을 88%로 분석했지만, 지난 9월 23일에는 68%로 낮췄다. 민주당이 하원을 차지할 확률은 12%에서 32%로 20%p 오르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메트로 D 선 연장 환승 프로젝트 행사서 근로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최근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분위기가 공화당으로 다시 기울고 있다. 연이은 인플레이션,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 산유국 협의체 OPEC+의 감산 결정으로 인한 국제 유가 재상승 전망 등이 모두 정부와 민주당을 짓누르고 있다.

CBS-유고브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는 경제가 나빠지고 있다고 답했다. 좋아지고 있다는 응답은 15%, 그대로일 것이란 응답은 20%에 불과했다.

현재 거주지의 유가가 오르고 있다는 응답은 63%였다. 지난 8월 응답자의 과반 이상인 53%가 거주지의 유가가 내리고 있다고 답했던 것과 상반된다. 응답자의 48%는 '민주당 정책이 경제에 해롭다'고 답했고, 45%는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에 아주 책임이 많다'고 했다. 파이브서티에잇의 전망에서 민주당이 하원 선거에서 승리할 확률은 29%까지 다시 떨어졌다.

민주당이 근소한 차이로 우세할 것으로 전망됐던 연방상원의 선거 판세도 흔들린다. 현재 상원 총 100석은 민주당 48석(범민주당 50석), 공화당 50석으로 양분하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상원 34석이 선거 대상인데, 그중 경합지 한 곳만 공화당에 넘어가도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잃게 된다.

CBS-유고브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48석, 공화당이 48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4석을 경합지로 분류했다. 파이브서티에잇은 민주당이 이길 확률을 66%, 공화당이 승리할 확률을 34%로 보면서 민주당이 50.5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현재 민주당이 우세한 상·하원 내 입지가 중간선거 이후 공화당으로 기울면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