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 금융지원? 폐기물 처리 중심 K-택소노미 보완해야"

안욱상 한국산업은행 부장이 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와 한국환경연구원(KEI) 주최 '글로벌 순환경제 컨퍼런스'에서 '순환경제 확산을 위한 녹색금융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순환경제 활성화와 정책 금융의 적기 지원을 위해서 폐기물 처리 위주로 구성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울러 금융 실효성 측면에서는 순환경제 관련 정부의 공신력 있는 인증·평가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욱상 KDB산업은행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획부장은 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머니투데이·한국환경연구원(KEI) 주최로 열린 '글로벌 순환경제 컨퍼런스'에서 '순환경제 확산을 위한 녹색금융의 역할'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안 부장은 "현재 K-택소노미에서 순환경제 영역은 폐기물 처리 부분 위주로 구성돼 있다"며 "폐기 이전 단계인 생산과 소비 등의 분야도 순환성 강화가 필요한 영역으로 진정한 순한경제 이행을 위해서는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폐기물 발생 억제 △폐자원 수거·회수·선별·분리 △폐자원 재활용 △페자원 열분해 △폐자원 에너지 회수 등 7개 분야를 녹색경제활동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폐기물 처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제품 설계, 생산, 소비 등 '생산-소비-폐기-재활용' 등 순환경제 전 주기에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9월 원자력발전을 포함한 K-택소노미 초안을 발표하고 연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안 부장은 "폐기 이전 단계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서는 지속가능 제품 설계, 재제조·새활용 활성화, 소재·부품단위 환경정보 인증체계, 자원 순환 지표를 추가한 환경정보 공개 등이 필요하나 아직 미비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지원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을 측정·판단할 수 있는 정부 인증·평가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업은행은 K-택소노미 관련 5개 분야, 7조8000억원 규모의 녹색금융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이 중 순환경제 분야는 1조5000억원 규모로 중소기업은 최대 500억원, 중견기업은 1000억원, 대기업은 2000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설비투자, R&D(연구·개발) 투자, M&A(인수·합병) 등의 분야가 지원 대상이다. 안 부장은 "산업은행은 기존의 개발 금융 시대에서 벗어나 탄소중립과 기후환경을 중요시하는 금융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