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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 슈퍼개미, 1/3토막난 주식에 화났다...가죽회사에 무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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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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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20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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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 슈퍼개미, 1/3토막난 주식에 화났다...가죽회사에 무슨일
"2005년부터 조광피혁에 18년간 투자했는데 이연석 대표이사를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현재 2대주주(14.79%)다. 한 때 1대주주에도 이름을 올렸지만 회사 측은 주주를 기업의 주인으로 대접하지 않는다. "

주식 투자로 2000억원대 부를 일군 '슈퍼 개미'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19일 "평생 주식투자를 권하며 살아왔지만 조광피혁같은 기업이 주주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K-주식에 대한 회의가 든다"고 탄식했다.

회사가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상장기업은 주주·직원과 소통하고 이익을 공유해야 하는데 "조광피혁처럼 상장사를 개인 회사로 생각하는 기업이 한국에는 너무 많다"는 것이다.

교보증권 압구정지점장이던 박 대표는 2001년부터 전업 주식투자자로 변신해 원금 4500만원을 2000억원대로 불렸다. "기업과 동업하는 자세로 투자한다"는 주인정신에 입각해 투자하는 농심(農心)투자 철학을 내세운 그는 '주식농부'라는 필명으로 유명하다.

박 대표는 지난 14일 조광피혁을 상대로 회계장부열람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그는 "조광피혁의 대주주 겸 대표이사 이연석씨가 2015년부터 별도로 본인 소유의 (주)조광을 설립해 특혜성 조건으로 일감을 몰아주고 실질적 역할이 없는 조광을 매개로 거래를 유발해 회사의 이익을 빼돌린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굴뚝 피혁업체? 펀드매니저 뺨치는 주식고수 조광피혁 "주주 이익 외면"


1936년 설립된 조광피혁은 가죽(피혁)원단을 제조 및 가공하는 회사다. 신발, 핸드백, 자동차 시트에 납품하는 피혁을 만든다. 지난해 매출액은 1042억원, 영업이익은 10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피혁업계 상장사로는 조광피혁 외에 삼양통상, 유니켐 등이 있다. 가죽 원자재를 수입하기 때문에 국제 원자재 가격 동향에 수익성이 크게 좌우되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10여년 전부터 조광피혁은 피혁 본업보다는 주식투자에 몰두했다. 2011년경부터 태광산업 대한제분 조선내화 신영와코루 광주신세계 남양유업 포스코 등 굴뚝 가치주에 장부가 기준 약 166억원을 투자다. 특히 경쟁사 삼양통상에도 상당한 투자를 단행해 피혁업황이 좋아지던 2014~2015년 큰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2013년에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 미국 주식에도 투자했고 이후 애플과 뱅가드 S&P500 미국 ETF(상장지수펀드)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2011년 166억원에 불과했던 보유주식 규모는 2022년말 2658억원까지 불어났다. 현재 조광피혁의 시가총액(3202억원)에 맞먹는 규모다.

하지만 회사는 불어난 이익을 주주와 공유하지 않았다. 2014년부터 오너일가 소유 기업으로 추정되는 (주)조광을 설립해 내부 거래를 시작한 것이다. 2014년 12월 설립된 조광은 2015년 1월 조광피혁과 임가공 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7년간 507억원의 일감을 몰아갔다.
2000억 슈퍼개미, 1/3토막난 주식에 화났다...가죽회사에 무슨일
박 대표는 "피혁 원단 매출 과정에서 조광피혁이 직접 봉제업체에 매출을 낼 수 있는 제품을 실질적인 역할이 없는 조광을 경유하면서 소위 '통행세' 거래를 일으켜 이익을 제공했다"며 "지난 7년간 조광에 대한 거래 규모는 755억원에 이르고 이는 공정거래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19일 코스피 시장에서 조광피혁 (48,850원 ▲950 +1.98%)은 전일대비 300원(0.63%) 오른 4만81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2015년 기록했던 고점(15만원) 대비 약 8년만에 1/3토막난 상태다.


본업 적자전환..."차명주식 전환·실적 부진 원인 규명해야"


국내 피혁업계 1위였던 조광피혁은 업계 3위 수준으로 밀려났다. 주식투자에 집중하고 피혁 본업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한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흑자를 기록했던 기업이 올해 3분기 누적 -1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피혁업계 전반이 어려웠지만 흑자를 낸 삼양통상, 유니켐과 비교되는 부진이다.

박 대표는 "올해 3분기까지 삼양통상은 129억원, 유니켐은 34억 흑자를 기록했다"며 "이는 조광피혁 적자전환 원인이 업황보다는 부실경영과 부정거래에서 비롯됐다는 근거이며, 회계 장부를 공개해 적자전환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조광피혁은 이연석 대표이사(14.98% 지분 보유)의 모친 1947년생 지길순 회장 지분(9.62%) 상속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상속을 앞두고 주가가 상승하면 상속세가 오를 수 있어, 대주주 입장에서는 주가 하락이 더 이득인 상황이다.
개미 투자자 이미지=임종철 디자인 기자
개미 투자자 이미지=임종철 디자인 기자

지난 8월18일 이연석 대표이사는 차명으로 보유하던 조광피혁 주식 4.05%(26만9479주)를 실명전환한다고 밝혔다.

이 차명계좌는 2011년 발견된 것으로 그간 소유주에 대한 논란이 분분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1대주주는 박 대표였으나 차명주식 실명 전환에 이 대표이사가 다시 1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실명전환으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0.27%가 됐고 대규모 자사주(46.7%)까지 포함하면 소액주주가 경영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구조다.

박 대표는 "회사와 다투는 것이 목적이 아닌, 동업을 통해 성장의 과실을 주주들과 공유하자는 것"이라며 "주요 주주이자 18년 장기 투자자로서 이연석 대표이사를 직접 만나 이야기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어 "K-팝, K-드라마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지만 K-주식시장은 후진국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다"며 "주주는 상장기업의 주인이자 경영의 동업자인데 조광피혁같은 한국기업이 주주를 철저히 무시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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