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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파고 철도 뚫는 게 '15분 도시'?…핵심은 "삶의 속도 줄여야"

머니투데이
  • 파리=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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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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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다이어리] 4.15분 도시-③중요 포인트

[편집자주] 2022년 10월부터 12월까지 파리에서 생활하며 느낀 점과 전문가를 취재한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파리시가 추진하고 있는 '15분 도시'는 최근 지방선거에서 종종 거론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개인이 도보와 자전거로 15분 거리 안에서 업무, 교육, 여가, 쇼핑 등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서비스를 받게끔 도시를 디자인하는 콘셉트. 부산·대전·제주 등은 구체적으로 정책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지속가능 도시'의 필요성을 한국의 지자체들도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기본은 파리시가 추진하고 있는대로 차도와 완전히 분리된 자전거 도로, 그리고 넓은 인도를 확보하는 것이다. 파리시의 정책은 시민들이 "시내에서 자동차를 몰지 말라"는 메시지로 인식할 정도로 분명하고, 강력하다.

자동차는 목적지 지향적이다. 수십 킬로미터 밖 도심에 위치한 특정 건물의 주차장까지 한번에 달린다. 반면 도보와 자전거는 그렇지 않다. 목적지까지 가는 길 위에서 동네에 위치한 각종 서비스에 눈길을 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15분 도시'는 우리 동네를 재발견해 도시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라 볼 수 있다.

이 콘셉트에 대해 오해를 한다면 "당신을 집에서 회사 등 특정 장소까지 15분 안에 데려다 주겠다"는 모빌리티(mobility) 혹은 인프라 건설의 문제로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15분 안에 어디든 갈 수 있게 철도와 도로를 더 만들겠다는 건 '15분 도시'의 기본 개념도 아니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솔루션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파리를 모델삼아 '15분 도시' 콘셉트를 만든 카를로스 모레노(Carlos Moreno) 소르본대 교수는 이와 관련한 질문에 "대단히 중요한 대목"이라고 힘을 줬다. 그러면서 바쁘고 정신없는 삶의 패턴이 '도시의 스피드'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됐음을 언급하며 "미세먼지, 스모그 등으로 도시 속 삶의 환경이 너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도시의 시간을 재분배하고, 밀집공간을 재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리 시내 대부분 도로에 만들어지고 있는 차도와 분리된 자전거도로/사진=최경민 기자
파리 시내 대부분 도로에 만들어지고 있는 차도와 분리된 자전거도로/사진=최경민 기자
'15분 도시' 프로젝트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소르본대 산하 기업가정신·지역·혁신 연구소(Chaire-ETI)의 한승훈 도시디자이너 역시 "도시 속에서 보행을 많이하고, 자전거를 많이 타며 삶의 속도를 줄인다는 것에 '15분 도시'의 의미가 있다"고 힘을 줬다.

중요한 대전제는 '재택근무' 혹은 '집근처 공유오피스 활용'이 새로운 표준이 되는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종식을 선언한 이후에도 꾸준히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15분 도시' 콘셉트가 유럽은 물론 북미·남미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한 이유 중 하나다.

파리가 추진하고 있는 '15분 도시'를 그대로 복사할 필요는 없다.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행해지고 있는지, 어떤 발상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살피고 우리 도시에 적용할 수 있는 요소를 생각해보는 것이 포인트다.

명백한 트렌드와 원칙은 △자동차 중심이 아닌 보행자 중심 도로 확보 △특정 거점 중심이 아닌 시민 개개인이 중심이 되는 도시 디자인 △새로운 인프라 건설이 아닌 기존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공간의 재분배 등이다.

모레노 교수는 "'15분 도시'는 '나와라 뚝딱' 식으로 이뤄지는 요술봉이 아니다"라며 "각 도시들의 특성과, 환경과, 상황에 맞게끔 맞춤형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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