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M&A때, 일반주주 지분도 사줘야…경영권 프리미엄 공유

금융위원회는 21일 한국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과 '주식양수도 방식의 경영권 변경시 일반투자자 보호방안 세미나'를 열었다./사진제공=금융위원회

기업의 지배주주가 변경되는 M&A(인수합병) 과정에서 일반주주도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인수인에게 매각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된다. 기업 합병과정에서 일반주주들의 피해가 잇따르면서 정부가 '의무공개매수제도'를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1일 한국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과 '주식양수도 방식의 경영권 변경시 일반투자자 보호방안 세미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상장회사의 지배권을 확보할 정도의 주식을 취득할 때 주식의 일정 비율 이상을 의무적으로 공개매수의 방법으로 취득하는 제도다.

기업 지배주주가 변경되는 M&A에서 이를 찬성하지 않는 일반주주에게도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새로운 지배주주인 인수인에게 매각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앞서 1997년 1월 지분율 25% 이상이 되는 경우 '50%1주' 이상을 공개매수하도록 했지만 1년만에 폐지됐다. 외환위기 당시 기업간 M&A를 어렵게 해 기업 구조조정을 지연시킨다는 우려에 따라서다.


다만 최근 일반투자자 보호를 위해 의무공개매수제도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커졌고 정부도 국정과제로 추진하게 됐다.

실제 우리나라 기업 M&A는 주식양수도 방식이 84.3%(지난해 기준)로 대다수지만 합병 등 다른 유형에 비해 피인수회사 주주에 대한 권리 보호 장치가 미흡하단 비판이 잇따랐다.

새로 도입될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한다. 적용요건은 주식의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잔여 주주를 대상으로 공개매수의무가 부과된다. M&A 계약을 통해 새롭게 주식을 25% 이상 보유해 최대주주가 되거나 기존에 25% 미만 보유한 최대주주가 추가로 주식을 취득해 25% 이상이 되는 경우 모두 해당한다.

매수가격은 지배주주와 동일한 가격(경영권 프리미엄 포함)이 적용된다. EU(유럽)·일본 등 주요 국가도 지배주주 지분 매수 가격과 동일한 가격에 일반주주가 보유한 지분 매수 의무가 부과된 점을 참고로 했다.

매수 물량은 1997년과 마찬가지로 총 50%+1주 이상이다. 공개매수에 응한 주식이 50%를 초과하는 경우 비율대로 안분한다. 반대로 50%에 미달하면 공개매수 청약물량만을 매수하면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반주주 보유지분 전량을 매수하게 할 경우 과도한 인수대금 등으로 M&A 위축 가능성이 우려되는만큼 경영권 변경 지분 확보 후 잔여 지분의 일정부분에 대해 공개매수 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단 기업 구조조정 등과 같이 산업합리화를 위해 필요한 경우, 다른 법률에서 부과된 의무에 따라 지분을 취득하는 경우 등은 예외다.

당국은 매수 공고때 금융감독원에 공개매수 신고서를 제출하고 매수 이후 공개매수 결과를 보고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위반때는 의결권 제한, 처분명령·행정조치, 형벌이 부과된다.

당국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 이후 유예기간을 1년 이상 충분히 부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