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유출 우려에 해외는 온라인 脫중국 속도…한국은?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제 사회의 탈(脫)중국 행보가 온라인상에서도 이어진다. 중국 앱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해 공산당에 제공하며 '비밀 경찰' 행세를 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국내에도 중국 앱 이용자가 수백만명에 이르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다.

12일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국내 MAU(월간활성이용자)는 291만 8822명(안드로이드 기준)에 달한다. 지난달 쇼핑 앱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MAU는 172만 1886명이다.


틱톡은 이전부터 과도한 개인정보를 수집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틱톡은 안드로이드 휴대전화에서 위치, 개인정보, 금융 정보, 메시지, 사진 및 동영상 등 11개 항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한 개인정보는 싱가포르 또는 미국 내 서버에 저장된다.

틱톡은 개인정보 관리에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책임지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틱톡의 개인정보 처리방침에는 "인터넷을 통한 정보 전송은 보안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는다. (…) 보안을 보장할 수 없다. 정보 전송의 위험에 따른 책임은 귀하가 부담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틱톡은 2020년 7월 만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 6000여건을 법정대리인 동의없이 수집하고 국내 이용자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국외로 이전한 것으로 조사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1억 8600만원의 과징금과 6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알리익스프레스도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영문으로 제공하면서 "이용자의 거주 국가에 따라 개인정보를 미국, 중국, 러시아, 독일, 싱가포르에 저장한다"며 "국가마다 개인정보보호법이 달라 어떤 경우에는 개인정보가 보호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각에선 중국 기업의 개인정보 관리 방침이 소용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국 당국이 국가보안법에 따라 자국 기업이 관리하는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열람할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이 국외 서버에 보관하는 개인정보라도 중국 당국에 넘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때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꼭 지워야 하는 중국 앱'이라는 글이 확산했다. 중국 앱이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럼에도 이날 기준으로 국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엔 중국 앱 '메이투', '비고 라이브', '유라이크' 등이 인기 순위에 올랐다.

미국은 중국 앱을 안보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국가 차원에서 배척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리처드 마이크 드와인 미국 오하이오주지사는 지난 8일 사이버 보안 우려를 이유로 주 정부가 소유 혹은 임대한 전자기기에서 틱톡을 비롯한 특정 앱과 플랫폼, 웹사이트 사용을 금지했다.

앞서 미국 상·하원에서도 틱톡 사용 금지에 초점을 맞춘 '안티 소셜 CCP'법이 발의됐다. 지난달엔 미국 연방 공공기관 전자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법원이 통과됐다. 마이크 갤러거 미국 하원의원은 이달 방송 인터뷰에서 "틱톡은 디지털 펜타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에선 중국 앱을 배척하려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 개인정보위원회는 '2023년 주요 업무추진계획'에서 올해 중에 이용자 수가 많은 5000개 앱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국외 이전 실태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지만 점검 대상은 앱 이용률 순위를 고려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탈중국 행보에 초당적 합의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정치적 부담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 경제적 이해관계가 밀접한데다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에 불만을 품고 보복 조치에 나선 전력이 있는만큼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중국과의 관계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규제가 어렵다면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이 정보 보안 측면에서 자율 규제로 대응해야 한다"며 "(정책적 측면에서는) 빅테크 기업의 개인정보 수집을 제한하려는 국제사회의 흐름을 따라서 규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